사회

"신천지 집단거주지 10곳 더 있다"..베일 벗은 집단거주 실태

김선형 입력 2020.03.07. 14:24 수정 2020.03.0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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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주민 142명 중 66%가 신천지 교인
대구시 "교인 간 높은 전파력 설명할 중요 단서".."역학조사 후 조치"
대구서 아파트 첫 코호트 격리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2020.3.7 mtkht@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주민이 많다고 그래요."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코호트 격리된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 아파트 창가에는 개미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흐린 하늘 아래 아파트 상공을 뱅뱅 도는 취재진의 드론 만이 아파트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입구에 '출입 전면 통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청사 출입을 전면 금합니다'라고 빨간색으로 적힌 안내문만 아파트 안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끔 했다.

한 청원경찰은 "주민 대부분 젊은 아가씨들로 고성방가나 소란 같은 문제는 없는 조용한 아파트"라며 "여자들만 사니까 평소에도 방문객들 신분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가끔 아파트를 찾는 외부인들은 거의 주민의 부모들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또 "주민은 직장이 확실한 사람들"이라며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처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마음 아파트 거주자 중 1명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근 문성병원의 직원으로 드러났으나 그는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코호트 격리된 대구의 아파트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2020.3.7 mtkht@yna.co.kr

아파트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바빴다.

바로 앞 상가 관계자는 "건물주가 임차인들 말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며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기가 찬다"고 말했다.

인근 교직원 아파트 주민은 "뉴스를 보고 알게 돼 너무 놀랐다"며 "어떻게 신천지 교인이 그렇게 집단으로 살 수가 있냐"며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아파트 단지 내 바로 옆에 있는 복지회관도 민간 출입이 사실상 금지됐다.

복지회관은 도서관과 독서실, 아동·청소년 발달지원센터를 갖췄으며 기술기능, 취미문화, 어르신 교실 등을 운영했다.

◇ 신천지 집단 거주지 처음 드러난 '한마음 아파트'

대구 한마음아파트는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코호트 격리된 첫 공동주택이다.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교인이며, 교인 중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확인했다.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경찰 협조 아래 현장에서 집단 검체 검사를 했으며, 6일에는 주민들에게 코호트 격리가 시작된다는 안내 문자를 돌렸다.

지금까지 14명을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날 중 32명을 추가로 입원시킬 방침이다.

신천지 교인 중 음성판정을 받았거나 비신천지 교인 중 밀접접촉한 이들은 오는 15일까지 자가격리한다.

복지회관 한 관계자는 "자가격리 조치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물론이고 신천지 교인들도 복지회관에 전화를 걸어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이날 오전 10시께 자가격리된 주민에게 생필품과 위생 키트 63세트를 배송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방역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020년 3월 6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조재구 남구청장 등 남구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을 하고 있다. 2020.3.6 mtkht@yna.co.kr

보건당국은 신천지 교인인 주민들이 자가격리 수칙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격리기간 세대 간 교류를 통한 가정 예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역학조사와 직장 조사 결과 자가격리 위반이 의심되는 것은 두 건뿐"이라며 "신천지 교인 주민들이 아파트 밖을 벗어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아파트 내부 교인들끼리 어떤 접촉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추정했다.

◇ "신천지 집단 거주지 또 있나"…보건당국 비상

소문으로만 나돌던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지 실체가 표면으로 드러나자 보건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1일 코로나19 마지막 환자가 발생했으며, 보건당국은 사흘 뒤인 지난 4일 확진자들의 집단 거주를 확인했다.

확진자 23명이 동일 아파트 거주자임을 확인한 보건소는 한마음 아파트에 역학조사를 나가 주민 94명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부단장은 "한마음 아파트는 신천지 교인들이 어떻게 거주하고, 교인들 사이 전파력이 왜 이렇게 높은지 설명해줄 수 있는 중요 단서"라며 "신천지 거주 집단이나 거주 시설을 확인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마음 아파트 외에도)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들을 확인한 결과 3명 이상이 같이 거주하는 곳이 열 군데"라며 "역학 조사를 조금 더 해서 이 10곳 거주지별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신천지 교인이 사는 집단 거주지에 대해 추가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민들께서는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지역을 알면 보건당국에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픽] 신천지 집단 거주 대구 아파트 코호트 격리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하나의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 조치다.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jin34@yna.co.kr

한마음아파트는 대구종합복지회관 내 100세대 규모, 182명까지 거주 가능한 근로 여성 임대아파트로 대구 시내 사업장에 재직하는 35세 이하 미혼 여성만 입주할 수 있다. 입주 기간은 2년으로 1회 연장할 수 있다.

지상 5층짜리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1985년 7월 8일 준공 당시부터 임대아파트로 쓰였다.

월 임대료는 단독방 5만 4천원, 큰방 3만 2천원, 작은방 2만 2천원이며, 보증금으로 4개월 임대료를 선납해야 한다.

대구서 아파트 첫 코호트 격리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2020.3.7 mtkht@yna.co.kr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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