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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붐비는 클럽.."젊으니까 감염돼도 괜찮다"?

CBS노컷뉴스 박하얀·서민선 기자 입력 2020.03.0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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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휴업 권고'에도..일부 클럽, '성황리 영업 중'
'코로나 특수' 노려 홍보까지..손님들은 "일단 가고 보자"
지자체 '답답'.."휴업 강제할 수 없어"
전문가들 "감염 우려 높은 공간..2·3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고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해야..행정명령 등 강력한 조치 가동도 고려해야"
7일 오전 12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의 클럽 앞에서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서민선 기자)
코로나 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와중에도 일부 클럽과 유흥 주점에는 여전히 불특정 다수가 몰리고 있어 감염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 역시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인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 '코로나 19' 혼란 속 클럽거리 가보니…여전히 줄 선 젊은이들

7일 자정,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일부 클럽과 '헌팅 술집' 등 유흥주점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젊은이들 수십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함께 모여 이야기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자발적으로 휴업한 클럽들도 많았지만, 문을 연 곳들은 이처럼 성황리에 영업 중이었다. 평소 클럽을 자주 다닌다는 A씨(29)는 "갈 사람들은 계속 간다"면서 "클럽이나 술집에 입장할 때에는 마스크를 써도 안에서는 벗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8일 자정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수십명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태원의 한 클럽도 이날 밤 문을 열었다. 해당 클럽을 방문한 B씨는 온라인 카페에 올린 후기에서 "근처 다른 클럽들이 문을 안 열어서 이곳에 사람이 몰린 것 같다"며 "절반 가량이 외국인이었고 친구끼리 오거나 커플이 같이 온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 클럽 관계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많은 클럽들이 휴업하는 틈을 타 '손님 특수'를 노리고 문을 연 업소들도 꽤 많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실제로 '영업 홍보'를 하는 클럽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클럽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에는 "조심스러운 오픈이지만 7일 밤 10시에 문을 열기로 했다"며 "입구 열 감지, 손 소독을 진행하겠다.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는 한 강남 클럽의 홍보글이 올라왔다.

◇ "업소 내부서 마스크도 안 쓴다"는데…클럽 정보카페에는 "감염돼도 안 죽어"

해당 온라인 카페에는 클럽에 가도 괜찮을지를 묻는 글도 게시됐다. 여기에는 "일단 가라", "가도 된다, 우리 나이 때는 걸려도 안 죽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느슨한 인식과 맞물려 클럽이나 유흥주점 내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클럽은 관리 대신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오전 12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의 유흥주점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사진=서민선 기자)
최근 홍대 소재 클럽을 방문한 C(24)씨는 "평소와 똑같이 사람이 많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도 클럽별로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무섭다가도 나가서 노는 사람들이 꽤 많다 보니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하는 생각으로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클럽 관계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스크를 꼭 착용한 손님만 들어와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며 "외국인의 경우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 확인하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 지자체, 감염 우려 이유로 '불법클럽 단속'도 스톱…전문가들 "대책 필요"

서울 강남·마포·용산구 등 클럽이 밀집한 지역 지자체들은 업주들에게 최근 '자발적 휴업'을 권고하고 있다. 마포구 클럽 44곳 가운데 32곳이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휴업에 들어갔고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20여개 클럽과 라운지들도 6일부터 휴업에 동참했다.

그러나 영업을 강행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휴업을 '강제'할 수는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유흥업 관계자들은 영업을 안 하면 하루 수천만원이 날라가기도 한다며 사정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럴 경우 운영 상황 점검밖에 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클럽 거리에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임시 휴업'을 안내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사진=서민선 기자)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해놓고 '클럽식'으로 운영하는 불법 업소들의 경우는 행정 처분이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지자체의 현장 점검 업무마저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일시 중단된 것으로 CBS 취재 결과 확인됐다.

서울시는 최근 불법 클럽 등 대규모 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 시 감염 우려가 있고, 공무원 인력이 현재 방역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단속 업무를 잠시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클럽, 주점 등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데다가, 여러 명이 몰리다 보니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특히 높은 공간이라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이나 집회 등에서 비롯된 집단발생이 상당수 환자를 만들었다"며 "정부나 보건당국도 모임 제한 등에 보다 강력한 행정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젊은 사람들은 본인이 걸리면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부모 등 동거인 중 만성질환자나 고령자가 있다면 이들에게 전염시켜 생명을 위독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도 "여러 사람들이 밀접하게 모여있고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은 감염 우려가 높은 공간"이라며 "비말(침)이 묻은 자리를 소독용 티슈로 다 닦지 않는 한, 누가 사용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 만지게 된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박하얀·서민선 기자] thewhit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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