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일경제

"블랙스완 오나"..현금 쌓아둔 기업들

신현규,서동철 입력 2020.03.08. 18: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MS 160조..애플은 채권 발행
테슬라·우버 두배 가까이 늘려
IPO 미뤄져 발만 구르는 기업도

◆ 코로나 뉴노멀 ①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변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른바 '블랙스완'에 대비해온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비교적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미 현금을 대거 축적해둔 상태기 때문이다.

당시는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회사들이 '2020년에는 알 수 없는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현금성 자산(현금과 금방 현금화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합한 금액)을 늘린 것이다.

블랙스완이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월스트리트 투자 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저서 '블랙스완(The Black Swan)'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두루 쓰이게 됐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테슬라 우버 등 실리콘밸리 거대 IT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둔 상태다. MS는 현금성 자산을 160조원가량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에는 159조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금 보유량을 1조원가량 늘린 것이다.

애플은 120조원에서 127조원으로, 구글은 130조원에서 142조원으로, 아마존은 49조원에서 65조원으로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9월 2년 만에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약 8조3870억원(7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이미 현금을 두둑하게 갖고 있었는데도 채권 발행을 결정한 이유는 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저리 자금을 빌려 쓰는 편이 비용 절감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우버 같은 비교적 신생 IT 기업들은 현금성 자산을 2배 가까이 늘려뒀다. 특히 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 같은 경우 지난 2일(현지시간) 22억5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가량의 추가 투자를 벤처캐피털로부터 유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는 최근 높아진 주가를 바탕으로 2조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개편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을 모을 시기를 놓친 일부 기업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워너뮤직은 이번주 계획된 기업공개(IPO) 계획을 코로나19로 떨어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때문에 뒤로 미룰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IPO 계획들이 하나둘씩 뒤로 밀리면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들의 자금 순환에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서울 = 서동철 기자]

포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