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울리는 망언.. 대체 왜 이러십니까

특별취재팀 2020. 3. 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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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관계자 또 "넋 나간 대구시민 한국당을 광신, 엄청나게 무능"
대구시장 "폄하·억측 멈춰달라"
野 "총선에 눈멀어, 대구 시민에 비수 꽂아"

여권에서 우한 코로나 감염증이 가장 많이 확산된 대구·경북(TK)을 겨냥한 '망언'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소속 이모씨는 7일 페이스북에 "신천지와 코로나19의 위협은 전국에 있지만 대구·경북에서만 아주 두드러지게 심각한 이유는 한국당(미래통합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15 총선 투표 제대로 합시다. 무능한 정부를 심판한다고 더 무능한 미통당 찍으면 더 큰 일 난다"고 했다. 지난 5일에도 이씨는 "대구 신천지와 한편 먹은 영진이(대구시장) 편 들며 오히려 정부 욕을 해대는 넋 나간 68% 대구 시민들"이라고 썼다.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달 25일 대구시청 방문 당시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던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회의에 동석한 것을 두고 '대구시가 고의로 문 대통령 회의 때 확진자를 투입했다' '대구시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비밀 커넥션이 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앞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정책위원도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금 문 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니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대구 봉쇄' 발언으로 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나꼼수' 출신 김어준씨는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이에 TBS 홈페이지에는 "특정 지역과 집단을 희생양 삼아 집권 여당의 책임 회피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김씨 퇴출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태 해결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억측을 중단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호소했다.

권 시장은 "대구에서 연일 수백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미증유의 상황에서 의료진과 경찰, 소방공무원, 시·군·구 공무원 등 많은 사람이 전쟁터 같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일각에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억측이 난무하면서 대구시의 방역 대책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민주당과 여권 인사들이 우한 코로나 방역 실패에 따른 책임론 때문에 총선에서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을 우려, 신천지에 이어 대구·경북마저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대구 시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며 "오직 총선을 앞두고 남 탓과 지지층 결집에만 눈이 멀었다"고 했다. 통합당 대구시당은 "이 정도면 민주당의 계획적인 가담이 의심될 정도"라며 "민주당은 대구 시민에게 엎드려 사죄하라"고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4선인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본지 통화에서 "우리 지역민들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멈추라"며 "여권이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당 안팎의 도를 넘은 발언에 대해 이렇다 할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대구 특별취재팀〉

팀장=조중식 부국장 겸 사회부장

박원수·최재훈·오종찬·권광순·표태준·류재민·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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