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거짓말·자가격리 무시..'신천지 일탈' 도대체 왜?

박가영 기자 2020. 3. 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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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사진=뉴시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지만, 신천지 교인들의 일탈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상황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거짓말'이 방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단 지적이다.
확진 판정받은 신천지 교인, 치료센터 입소 거부하며 난동
대구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이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8시20분쯤 천지 교인인 A씨(67·여)가 대구 북구 경북대 기숙사 앞에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에 보건당국은 A씨를 서구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지만, 병실 이동 과정에서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 머리 등을 잡아당기고 도주했다.

A씨는 이후 1시간 만인 밤 9시20분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구급차에 실린 뒤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대구시는 A씨를 업무방해, 폭행,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다만 신천지 측은 A씨가 코로나19 사태 직후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현병이 발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성병원 주차요원, 뒤늦게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추수꾼' 활동도
대구 문성병원./사진=뉴시스
대구 문성병원에선 신천지 교인 1명의 일탈로 병원 내 감염이 퍼졌다. 지난 8일 기준 문성병원 관련 확진자만 21명이다.

문성병원에서 확진자가 처음 나온 건 지난달 24일. 이 병원 주차관리 직원 B씨(69)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B씨는 당초 감염경로를 묻는 병원 측과 보건당국의 질문에 신천지 교인임을 숨겼다. 그러다가 뒤늦게 B씨와 그의 아내가 신쳔지 교인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지난달 16일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확진 판명 전까지 '신천지 교인들은 자가격리 수칙을 반드시 준수하라'는 대구시와 보건당국의 간곡히 요청도 어기고 외부활동을 해왔다. 문성병원 11층에 있는 문성교회에선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성교회 측이 "우리는 신천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비춰보면, B씨는 이른바 '추수꾼'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수꾼이란 신천지 교인임을 감춘 채 다른 교회에 잠입해 포교활동을 하는 이들을 뜻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B씨가 문성병원 11층 교회의 성가대 지휘자로 밝혀져 문성병원 건물 내 식당과 응급실, 외래진료실, 검사실, 11층 교회 내부를 전체 방역 조치하는 등 감염경로를 차단했지만 전체 환자 전수진단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천 예배 안 갔다"며 피부숍 출근한 신천지 교인
기 과천의 한 신천지 교회 시설이 일시적 폐쇄된 모습./사진=뉴시스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후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피부숍을 운영한 사례도 있다. 이 신천지 교인은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거짓 동선을 밝히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에 따르면 청천동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의 C씨(48·여)는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요한지파인 C씨는 지난달 16일 신천지 교회 과천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져 무증상임에도 긴급 검체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C씨는 앞선 지난달 27일 실시된 보건당국의 '신천지 신도 전수 조사'에서 "과천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

이후 C씨는 확진판정을 받기 전까지 4일간 자신이 운영하는 피부숍에 출근했다. C씨의 거짓말은 경기도가 인천 거주 신천지 교인 중 과천예배에 참석한 명단을 통보하면서 들통이 났다.

C씨의 거짓말은 또 있었다. 그는 보건당국에 과천예배 참석 후 이달 2일까지 자택에서 자율격리를 했다고 했지만, 역학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이 기간에 피부숍 출근은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한 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국도 들렀다.
"안 갔어요" "여기만 갔어요" 계속되는 거짓말
지난 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 도로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군 제독 차량이 방역작전을 펼치는 모습./사진=뉴시스
신천지 확진자 중에 신천지 교인임을 숨기거나 동선을 거짓진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 예방업무 총괄을 맡고 있던 공무원 D씨는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히지 않다가 자가격리를 시작한 직후 보건소에 신천지 교인임을 알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보건과 소속 직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직원 33명이 자가격리 조처됐으며 서구보건소 4층은 폐쇄됐다.

경기 용인시의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신천지 교인 E씨(37·여)도 동선을 숨겼다. E씨는 "대구에 간 적 없다"고 주장했지만, 휴대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조회 결과 지난달 16일 대구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은 31번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날이다.

서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거주 신천지 교인 F씨(20·남)도 역학조사팀에 거짓 진술을 했다. F씨는 서울시 역학조사에서 신용카드 영업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주민센터만을 방문, 이곳 직원들과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진술 외 추가 동선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F씨는 자신의 진술 외에도 북가좌2동, 남가좌2동, 홍은2동주민센터 등 3곳을 추가로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짓말에 애먹는 보건당국…신천지 "정부 지시 불응시 예배 참석 불가"
권영진 대구시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 교인이 동선을 숨기는 등 거짓 진술을 이어나가며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역학조사를 진행할 때 휴대폰 GPS, CCTV,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지만 초기엔 확진자의 진술에 의존해 동선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6일 "지금 신천지 측이 해야 할 일은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며 "확진 판정을 받은 다수 신천지 교인들이 전날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또 아직까지 진단검사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교인이 있다. 이로 인해 방역 대책에 커다란 혼란과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보건당국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의 방역작업에 동참하지 않는 교인들에 대해 예배 출석을 금지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난 8일 공문을 통해 교인들에게 "대구시와 지자체, 보건당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연락 두절, 이탈 행위를 한 자는 사태 진정 후에도 예배 출석을 금한다"고 통보했다.

대구교회는 이 공문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최우선으로 보건당국 지시 협조해야 하며 불응 시 교회 차원에서 강력한 징계를 취한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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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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