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 임직원, 코로나19 예방수칙 무시하고 막말

이준석 2020. 3. 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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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민이 애쓰고 있는 이때, 누구보다 예방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 임직원이 오히려 예방 수칙을 어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모두가 긴장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그 날 밤, 그것도 모든 직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예방 수칙을 무시한 겁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6일, 사장을 직접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비상 대응계획'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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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민이 애쓰고 있는 이때, 누구보다 예방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 임직원이 오히려 예방 수칙을 어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밤. 외부 일정을 마친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비서와 함께 사무실이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를 들렀습니다. 마스크 착용도 안 하고 말이죠.

증권·금융 중심지 '부산국제금융센터'…폐쇄되면 시장 마비

부산국제금융센터는 한국예탁결제원을 비롯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거래소 등 우리나라 금융 관련 주요 공공기관 등이 입주해 있는 곳입니다. 상주 인력만 4천 명이 넘습니다. 63층 초고층 건물 한 곳에 모든 기관이 모여있다 보니 코로나19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기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사무실을 폐쇄해야 하는 건 물론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4일, 한 금융기관 직원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금융센터 일부 건물이 폐쇄됐습니다. 다행히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2차, 3차 감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안에서 감염이 확산해 사무실이 폐쇄되고 업무가 마비됐다면 우리나라 증시와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입니다.

그래서 주요 기관이 이런 비상 상황에 대비해 직원들의 재택근무와 함께 다른 곳에 사무실을 두고 업무를 하도록 하는 분산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겁니다.


건물 일부 폐쇄·긴급 방역 진행된 당일…버젓이 예방 수칙 '무시'하고 '막말'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이 있다는 게 확인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해당 뉴스를 '속보'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부산국제금융센터가 그만큼 중요한 곳이 때문입니다. 모두가 긴장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그 날 밤, 그것도 모든 직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예방 수칙을 무시한 겁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장이 금융센터에 도착하기 직전, 한국예탁결제원 핵심 간부인 모 본부장이 과장급 직원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로비에 나타난 겁니다.


보안요원이 코로나19 예방 지침에 따라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지만, 처음엔 '무시'했다고 합니다. 재차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자 그제야 돌아오는 답변은 '막말'이었습니다.

보안요원이 취재진에게 털어놓은 내용은 이랬습니다.

본부장 : "저 xx 뭐야?"
과장급 직원 :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과장급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안요원을 또렷이 응시했다고 합니다. 무언의 압박이었다는 겁니다.

그 직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마스크를 쓰지도 않고 로비에 나타났고, 보안요원은 사장에게도 역시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지만, 이번엔 비서가 손을 휘저으며 이를 막아섰다고 합니다.

끝이 아닙니다. 사장이 사무실로 올라간 뒤 본부장은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본부장 : "내가 30대 중반에 정의롭게 해봤는데, 바뀌는 게 하나도 없더라"

금융센터에서 1년 넘도록 사명감으로 일해왔다는 보안요원은 깊은 모멸감에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말뿐인 '코로나19 비상 대응' 시행…뒤늦게 '사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6일, 사장을 직접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비상 대응계획'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감염 경로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문구도 있습니다.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 제한'


해당 본부장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 보안요원에게 사과했습니다. 사장도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습니다. 과연 보안요원의 상처는 치유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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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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