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투자 삼성.."700명 입국제한 풀어달라"

김규식,이재철,전경운 2020. 3. 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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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파견못해 발동동
음성 진단서 받아갈테니
2주 격리 예외해달라 요청
스마트폰 OLED 차질
공급망 흔들릴 위기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패널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기술자 등 700여 명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예외 적용해 달라고 베트남 정부에 요청했다. 현지 한국대사관이 이 사안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외에 다른 기업들 생산기지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전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박닌성 정부에 설계 전문가와 협력사 직원 등 700명에 대해 입국 제한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일시 불허하고 있으며 신규 노동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을 방문한 후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2주간 시설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닌성에서 2014년부터 스마트폰용 패널모듈 등을 생산해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베트남으로 가져간 후 여기에 회로 등을 붙이는 후공정을 거쳐 모듈로 만들고 이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에는 OLED 모듈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박닌 공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갤럭시S20·Z플립 생산에 필요한 OLED 패널 생산을 차질 없이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제품 생산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설계 담당자와 협력사 관계자 등이 대거 참여해 생산라인 점검·개조 작업 등을 진행해야 한다"며 "비자 발급과 14일 격리 등 문제로 기술자들 입국이 지연되면 설비 개조 등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박닌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이는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에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두고 연간 1억5000만대를 만들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연간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삼성전자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해 해당 공장 프리미엄폰 생산 일부를 베트남 공장으로 배정할 계획이어서 유기적인 패널 수급은 더욱 중요하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700여 명을 비롯해 삼성 측에서 입국 제한 예외를 요청한 기술자 등이 총 1000여 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수백 명 수준에 대해 입국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기업 직원에 대한 입국 제한 문제를 풀기 위해 현지 한국대사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는 지난주 하노이에서 현지 매체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수백 명이 베트남에 신속히 입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측에 현실적 대안으로 '기술자 700명이 사전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담은 한국 의료기관 진단서를 가지고 베트남에 입국하면 2주 시설 격리 조처를 예외로 해 달라'고 제시하며 읍소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들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외국 투자 기업으로 약 16만명(삼성전자 9만여 명 등)을 고용하고 있다"며 자국 정부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 현지 법인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 중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박 대사는 9일 오후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하면서 "양국 관계와 기업 협력의 중요성을 토대로 현재 베트남 정부가 최선의 호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또한 앞으로 우리 기업 전문 인력이 베트남 공장에 투입돼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도록 선제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식 기자 / 이재철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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