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희망퇴직' 시행..롯데쇼핑발 구조조정 신호탄?

이민주 2020. 3. 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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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는다고 밝히자 업계에서는 롯데쇼핑발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민주 기자

11개 점포 축소 롯데하이마트, 희망퇴직 대상자만 80여 명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쇼핑발 대규모 구조조정'이 초읽기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올해 안에 국내 백화점과 슈퍼 등 200개 점포를 폐쇄하겠다"라고 밝히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만큼 유통 계열사 중심으로 감원이 불가피 하다는 분석이다.

10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6일까지 희망 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자는 롯데하이마트에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의 대리~부장급 직원이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롯데하이마트 직원은 8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법정 퇴직금에 더해 희망퇴직 위로금, 창업·재취업 지원금이 지급된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비효율점포 11개를 폐점하고 매장 21곳은 이전·통폐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롯데마트 폐점이 시작되면 매장 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의 롯데하이마트 매장은 467개이며 이 중 110개가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있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롯데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그 안에 있는 매장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롯데하이마트 실적 부진이 매장 감축과 희망퇴직자 모집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부. /이민주 기자

업계는 실적 부진이 대규모 매장 감축 계획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영업이익은 10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1%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4조265억 원으로 2.1% 줄어들었다.

부진은 그 전년부터 이어져왔다. 롯데하이마트 2018년 영업이익은 18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812억 원으로 45.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절반까지 떨어졌다. 롯데하이마트 2019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9350억 원, 영업이익 52.9% 하락한 63억 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쇼핑발 대규모 구조조정이 롯데하이마트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견해까지 내놓는다.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받아든 롯데쇼핑은 지난달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핵심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700여 개 점포의 30%(200여 개)를 폐점하는 것이다.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거나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쇼핑이 보유한 점포는 △백화점·아웃렛 51개 △마트 124개 △슈퍼 412개 △롭스 131개 등 총 718개며, 유통업계에서는 각 브랜드별 예상 폐점 규모를 △백화점 및 아웃렛 5개 이상 △마트 50개 이상 △슈퍼 70개 이상 △롭스 20개 이상 등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하이마트의 자체적인 계획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이번 조치가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규모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하이마트의 희망퇴직자 모집이 자체 계획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하이마트의 직원 수는 전체 5000여 명이며 희망퇴직 대상자는 2%에 해당하는 80여 명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직원 수는 2만6285명이다. 세부적으로 백화점 4842명, 할인점 1만3153명, 기타 8290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희망퇴직이 롯데쇼핑 구조조정과는 연관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일환이라고 본다"며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감축 계획에 양판점(전문점)도 포함돼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희망퇴직이 흔한 경우는 아니다. 워낙 상황이 어려우니 희망퇴직,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나오는 것 같다"며 "업계 내 사례는 많지 않지만 재계의 사례에 빗대어 보면 대상자의 절반을 목표로 희망퇴직 규모를 잡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롯데하이마트가 희망퇴직자를 받는 방식으로만 끝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올해 인력 감축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편 하이마트 측은 이번 희망퇴직자 모집이 롯데쇼핑 구조조정과 무관하다는 견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 신청은 구조조정이 아니다. 어느 회사마다 매년 몇 명씩 희망퇴직자를 받는다. 다만 자사의 경우 근거 없는 오해를 막기 위해 희망퇴직을 공개적으로 진행한 것뿐"이라며 "롯데쇼핑의 구조조정과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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