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울린 '경고등'

2020. 3. 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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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저녁까지 최소 70명 이상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는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인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콜센터 근무자들은 서울 외에도 인천, 의정부 등 수도권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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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10일 오전 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줄서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저녁까지 최소 70명 이상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는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인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사실상 한 몸처럼 엮인 생활권이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시민들 모두 한층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생한 슈퍼전파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집단감염은 그동안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해왔던 형태 중 하나다. 규모는 작다 해도 연결고리가 분명하지 않은 환자로부터 이어지는 집단감염이 서울·경기와 같은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발생할 경우 신천지처럼 ‘폭발적인 증폭집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 이 콜센터 근무자들은 서울 외에도 인천, 의정부 등 수도권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평소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도 있을 것이다. 일단은 전체 콜센터 직원 700명에 대한 조사를 서두르는 것과 함께 해당 지자체 간의 역학정보 공유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해서 2차, 3차 추가감염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이미 지역감염 확산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중앙정부나 질병관리본부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자체별로 자원동원 능력을 최대한 가동하는 한편, 대구·경북 지역의 병실 부족 등과 같은 사태가 없도록 의료전달체계 점검, 다른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 등도 서둘러야 한다.

이번 감염은 일터 환경에도 경고등을 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 속에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현실엔 훨씬 많다. 특히 콜센터는 칸막이 간격이 1m도 안 되는 빽빽한 밀폐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말을 해야 하는 환경이다. 대부분 콜센터 노동자들은 고객 응대를 위해 마스크를 근무시간에 착용하지 않는다는데, 타당한지 의문이다. ‘말이 안 들린다’는 고객 불만도 많다는데 시민들의 이해와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열이 난다든지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직장이나 사람들과의 만남에 나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기업이 먼저 강조하지 않는 한, 저임금 여성노동자가 대부분인 하청업체 형태의 콜센터에서 누가 쉽게 휴가를 쓰겠다고 나서겠는가. 지금은 국내 어디서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대응 강화와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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