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100주년' 세계평화운동 진일보

2020. 3. 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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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통일교회의 후임자가 누가 되어야 할지, 이제 결정할 때가 되었어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의 고 문선명 총재가 1990년 당시 소련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가족들을 모았다. 그는 갑자기 누가 자신을 이어 가정연합을 이끌어나갈지에 대해 말을 꺼냈다.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는 지난달 펴낸 자서전 〈평화의 어머니〉에서 “갑자기 나온 ‘후임자’라는 단어에 아무도 말을 잇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 총재는 가족들을 둘러본 후 “내가 없어도, 어머니만 있어도 돼요”라고 말했다. 한 총재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나에게 ‘통일교 제2대 교주’로서 막중한 사명이 주어졌다”며 “그날 후계자를 발표한 것은 모스크바에서 혹여 일어날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비해 차후의 모든 일을 염두에 둔 비상조치”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2월 4일 열린 월드서밋 2020 세계평화정상연합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가정연합 제공

문선명·한학자 총재 성혼 60주년

소련이 붕괴되기 전, 문 총재와 한 총재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났던 1990년 4월만 해도 한국과 소련은 국교도 맺지 않은 상태였다. 그해 9월 양국은 정식으로 수교 합의의정서에 서명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한-러 수교의 배경에는 민간 차원에서 평화활동에 앞장선 가정연합의 노력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게다가 한 총재의 회고처럼 냉전체제 종식을 앞두고 세계정세가 급변하던 당시 상황에 따라 가정연합 역시 내부적으로 ‘문선명 이후’를 대비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한 총재의 자서전에는 이듬해인 1991년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문 총재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연설하던 때를 기억하는 대목도 있다. 주체사상을 비판하며 평화통일을 역설하던 문 총재의 연설에 북측 관계자들뿐 아니라 한 총재 등 동행한 가정연합 인사들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다. 한 총재는 긴장감 속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연설을 들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문 총재는 강도 높은 북한체제 비판 연설 후에 김일성 주석과 단독 회동을 갖는 데 성공했다. 이때 가정연합이 북한과 맺은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문 총재 탄생 100주년 및 한 총재 탄생 77주년을 맞은 올해 북한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영철 위원장 명의로 축하 화환·메시지를 가정연합에 보냈다.

올해는 가정연합으로선 문·한 총재 성혼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해서 한 총재의 자서전 발간 외에도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이어 열고 있다. 한 총재의 첫 자서전에선 문 총재와 결혼해 7남7녀 14명의 자녀를 둔 가정사를 비롯해 부부가 함께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미국과 남미, 아프리카에 이르는 수천 번의 평화행사에 참석한 생애사를 평화활동의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다. 또 2012년 9월 문 총재 별세 후 문 총재의 유지를 이어 ‘선학평화상’을 제정하고 ‘원모평애재단’을 창설해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하는 등 여성 지도자로서 전면에 나서 활동한 이력도 함께 담았다.

지난 2월 개최한 ‘월드서밋 2020’은 세계 각지의 정치·사회·종교지도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정연합과 연관단체들이 모여 그동안의 평화운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이어질 활동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전·현직 정상과 국회의장, 장관 등 각계 지도자 7000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선 가정연합이 표방하는 가치인 ‘공생·공영·공의’를 내걸고 세계평화콘퍼런스와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세계평화정상연합(ISCP) 총회,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총회, 세계평화종교인연합(IAPD) 총회 등 30여 개의 행사가 이어졌다.

트럼프·김정은 축하메시지 공개

캄보디아의 현직 지도자인 훈센 총리가 참석한 월드서밋 2020 총회에서는 한 총재가 훈센 총리와 만나 최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관해 우려와 극복의 뜻을 주고받기도 했다. 총회 개최 전 회담장에서 한 총재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한 국가나 한 사람만의 힘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훈센 총리 역시 지나친 공포감이 조성되는 것을 우려하며 “우리 마음속에서 무서워지면 행복과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이런 문제는 세계가 한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월 6일 세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천지인참부모님 성탄 100주년 및 천일국 기원절 7주년 기념식’ 행사에선 한학자 총재를 비롯해 지미 모랄레스 전 과테말라 대통령, 페데리코 프랑코 전 파라과이 대통령 부부,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알프레드 모이시우 전 알바니아 대통령 등 각국의 전직 정상들이 모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축하메시지도 이 자리에서 함께 공개됐다.

가정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가정연합의 주요 활동인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이 함께 열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세계 인류를 한 가족으로 묶어 평화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1960년 문·한 총재 성혼을 기점으로 60년째 천주축복식을 이어오고 있다. 가정연합은 창조본연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개인과 가정을 완성해 평화세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념에 따라 축복결혼을 통한 참가정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합동축복결혼식에서는 64개국 3만여 명의 남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롭게 가정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에서 장학 및 교육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효정세계평화재단에서는 국내 다문화가정과 탈북민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학습상담사업을 펼치는 등 미래세대를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2020년에도 재단은 총 78개국 2500명에게 지급하는 장학금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연간 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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