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공천 탈락, 민주당 '친문 순혈주의' 참극

박정연 기자 2020. 3. 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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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없는 '소신파'..'울산 사건' 핵심 인물 황운하 대전 공천

[박정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의 4.15 총선 출마가 사실상 좌절됐다. 대전 중구에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관련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의 '친문 순혈주의'를 단적으로 드러낸 공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강서갑을 비롯한 지역구 11곳이 포함된 7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현역인 금태섭 의원이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했다. 

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쓴소리를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소신파'로 통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미운털'이 박힌 인물. 이번 경선에서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금 의원에게 '괘씸죄'를 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다수다. 

당초 정봉주 전 의원이 금 의원을 "빨간점퍼 입은 민주당 의원"으로 저격하며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으로 출마가 무산되자, '조국백서추진위원회'에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금 의원의 맞수를 자임해 '조국 내전' 양상으로 치닫기도 했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강서갑을 추가공모 절차를 거쳐 경선 지역으로 정해 금 의원에게 문턱을 남겨둔 반면, 김남국 변호사는 경기 안산을에 전략공천했다. 조 전 장관과 인연이 있는 김용민 변호사도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돼 금 의원의 경선 탈락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금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총선에서 '조국 프레임'을 자초한 민주당은 중도층이 이반하는 역효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반 여론에서 부정적 평가가 높은 비례대표연합정당 참여로 가닥을 잡아 논란이 번지는 와중에 금 의원마저 총선 출마가 좌절되면서 당심과 민심의 극심한 괴리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서갑 경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유구무언이다. 누워서 침뱉기다"며 "친문에게 찍힌 사람들은 다 죽는다는 거 아니냐"고 탄식했다. 다른 의원도 "황당하고 당황스럽다"며 "(경선 패배가) 금 의원의 소신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강서갑을 추가공모 지역으로 지정했던 건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의 총선 악재인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인사들은 줄줄이 공천장을 쥐었다. 대전 중구에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송행수 전 당 상근부대변인과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황 전 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장 재임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민주당은 앞서 황 전 청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전북 익산에, 청와대로부터 주오사카 총영사 등의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임동호 전 최고위원을 울산 중구에 각각 공천했다. 

이밖에 대전 대덕에선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박종래 전 대덕구의원과 최동식 전 청와대 행정관을 이겨 각각 본선에 진출했다. 
부산 중구·영도는 김비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이 김용원 변호사, 박영미 전 당 정책위 부의장과의 3인 경선에서 1위를 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강원 원주갑 경선에서 박우순 전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오르게 됐다. 이 전 지사는 17·18대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를 지냈으나, 2011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상실했다. 지난해 연말 특별사면·복권으로 피선거권 제한이 풀리면서 9년 간의 정치공백을 깰 기회를 얻었다.

서울 송파갑은 조재희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이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이겼다. 경기 용인갑은 오세영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꺾었다. 경기 안성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미래한국전략특보를 지낸 이규민 후보가 같은 캠프에서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를 지낸 임원빈 후보를 이기고 본선행을 확정했다.


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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