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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일본이 현명했다"는 日매체의 이유

이재은 기자 입력 2020.03.13. 08:09 수정 2020.03.13. 09:18

지난 11일 일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저널'은 '신종 코로나 유전자증폭(PCR)검사 억제는 일본 정부의 영단(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단)인가철저한 검사로 의료붕괴된 한국과 이탈리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앞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도 지난 4일 'JB 프레스'에 글을 기고해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이 일본의 그것을 '능가'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의료붕괴'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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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비던 일본 도쿄의 중앙 기차역이 텅 빈채 2일(현지시간) 한 남자 승객이 넓은 중앙홀을 걸어가고 있다. 2020.03.03 뉴시스

전세계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방역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 한국에서 의료붕괴'가 나타나고 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저널'은 '신종 코로나 유전자증폭(PCR)검사 억제는 일본 정부의 영단(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단)인가…철저한 검사로 의료붕괴된 한국과 이탈리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이탈리아가 전국적으로 이동 제한을 할 정도로 혼란에 빠진 것의 배경엔 지나친 검사가 있다"며 "이탈리아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를 5만4000건 이상 실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렇게 경증까지 철저하게 검사하게 되면 병상이 꽉 차고, 중병 환자를 받아들일 수 없게되는 등 의료기관이 혼란하게 돼 의료붕괴를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대량으로 검사를 실시하면서 '의료붕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일교포 3세인 일본 최대 IT기업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지난 11일 100만명분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비난 여론에 결국 철회했는데, 그 배경에도 의료붕괴 프레임이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뉴시스

손 회장은 지난 10일 3년여 만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11일에는 "코로나19에 불안을 느끼는 분들에게 간이 유전자 검서(PCR)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다"면서 "우선 100만명분. 신청 방법 등은 지금부터 준비"라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손 회장은 '의료기관의 혼란을 초래한다' '감염자가 불필요하게 의료기관에 붐비게 된다' '재일교포 손 회장은 의료붕괴가 나타난 한국처럼 일본에도 의료붕괴를 초래하고 싶은가' 등의 비판 여론을 직면해야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반응에 "의료붕괴를 일으키지 않도록 제휴하면서 검사 도구를 기증하고 싶다"며 검사 키트를 기부한 게이츠 재단의 사례를 공유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2시간 뒤 "검사를 하고 싶어도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생각한 것인데, 여론이 안 좋으니 그만둘까…"라는 트윗을 올려 무상 검사 계획을 철회했다.

1일 (현지시간) 코로나 19 감염증의 확산 속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서 화장지 진열 선반이 텅 빈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일본 지식인들도 '의료붕괴' 프레임을 들어 한국을 비판하고, 검사를 자제하는 일본의 결정이 뛰어났다고 발언하고 있다.

재무성 관료 출신인 다카하시 요이치 가에쓰대 교수는 지난 12일 일본 인터넷 매체 J-CAST뉴스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0만명분의 PR검사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100만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검사하면 정말 감염된 사람은 아마 10명 정도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그 10명을 찾기 위해 귀중한 의료 자원을 사용하게 되고 PCR진단의 오판률이 30~50%라고 생각할 때 오판이 반복돼 결과적으로 의료현장이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도 지난 4일 'JB 프레스'에 글을 기고해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이 일본의 그것을 '능가'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의료붕괴'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확진자 대부분이 연수원 등에 고립돼 의료인들의 집중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에 확진자가 집중되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지역은 자택 대기하다가 증상이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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