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는 생명..생태적 삶으로 전환하라는 경고"

남정현 2020. 3. 13. 09: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개신교21개 단체, 구교형·김정태·이헌주·김성학 목사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드리는 그리스도교 공동 성명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김성학 목사, 집행위원장 김정태 목사,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구교형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이헌주(왼쪽부터) 목사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개신교계 입장을 전하고 있다. 2020.03.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코로나19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시급히 코로나19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12일 뉴시스와 인터뷰한 구교형 목사(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생명 경시의 문화를 버리고 생명 전체를 존중하는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구 목사는 지난 11일 21개 개신교 단체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드리는 그리스도교 공동 성명서' 초안 작성에 참여했다.

이날 인터뷰는 뉴시스가 지난 11일 오후 보도한 개신교단체21개 “신천지 신도들 마녀사냥 멈춰달라”는 기사에 대한 정정요구에서 마련됐다. 뉴시스는 공동성명서와 다른 부분이 기사에 들어갔음을 파악하고 앞서 내보낸 잘못된 내용을 수정 출고했다. 뉴시스는 피해입은 단체들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공동성명서가 나온 배경을 다시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구교형 목사를 비롯해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김정태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이헌주 목사, 김성학 목사가 함께 했다.

개신교 21개 단체는 이번 공동성명에서 "코로나19 감염의 기폭제가 된 곳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하는 신천지다. 신천지가 집단 감염 사실 자체를 감추는 동안 바이러스는 신천지 내부를 벗어나 대구 경북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돼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교회는 신천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교형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한국교회에 던져 준 의미는 매우 크다고 전했다.

반면 공동성명서 내용에서 신천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종교적 특수성을 내세워 사회적 보편성을 놓치는 일은 한국교회도 범하기 쉬운 관행"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구 목사를 비롯해 이날 자리에 함께한 목사들은 "신천지를 '한국사회의 독버섯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이헌주 목사는 '신천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신천지는 저희들(개신교)이 말하는 보통의 교회라고 하는 곳과는 다르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좋은 가치들, 선의 가치들을 따르지 않는다.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생활을 못 하게 하는 부분들, 폐쇄적인 부분들은 성경적 가르침이 아니다"라고.

또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인 김정태 목사는 "신천지는 명확히 이단이다. 한국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천지가 사회봉사를 하며 어두운 부분을 숨기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천지 문제가 사회적으로 포장이 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우리 개신교 단체들은 제2, 제3의 신천지, 이단이 생기지 않도록 교회를 개혁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봐 온 단체들의 모임"이라며 "이단들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질 수 있도록 건강한 운동을 해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함께 한 목사들은 "신천지는 분명한 이단이고, 개신교 21개 단체는 신천지와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공동 성명서는 "모든 생명이 안전하고 행복한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시작한다. 성명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사태는 생태계를 파괴해가며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자 했던 현대 문명을 향해 지금이라도 방향과 태도를 바꾸라는 경고다.

구 목사는 "2000년대 들어 '광우병'의 공포를 겪었고, 최근까지 매해 닭, 오리, 돼지, 소 등과 같은 가축들의 전염병을 겪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수백 수천만의 무죄한 생명들을 살처분하고 시설들을 폐쇄하는 것으로만 일관해왔다"면서 "우리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생태파괴적인 삶을 이어간다면 앞으로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라도 우리는 인간의 건강이 동물뿐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건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속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생명 전체의 연계성 속에서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하나의 건강’(One Health)을 지향하는 문명사적인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 단체의 성명은 "이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사회적 분열을 치유하고 사랑으로 연대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경계한다"는 입장으로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권 및 일부 세력도 선동을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관련 이헌주 목사는 공동성명에 발표한 내용처럼 "신천지와 몇몇 교회 사례에서 확인되었듯이, 많은 대중이 좁은 공간에 밀집하게 되는 공중 예배 형태는 당분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예배에 관해서 구교형 목사는 교회의 역사와 예배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 목사는 이런 특수성 때문이지 "교회가 헌금 때문에 장사하려고 예배를 멈추지 못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단순히 목사의 설교를 듣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일주일 동안 살면서 지쳤던 부분,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했던 부분들을 교인들과 나누기 위함“이라면서 ”교제 속에서 다시 길을 찾고 회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성명서는) 기독교 단체 안에서 우리가 당분간 밀집 모임을 쉬면서 세상을 돌아보고 이웃을 섬기자는 얘기가 나왔다면 좋겠다는 게 저희의 목소리"라고 입장을 전했다.

김정태 목사는 "기독교가 박해받던 시절 교인들은 목숨을 걸고 예배했다. 예배 자체가 신앙고백이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정부가 강제적으로 예배를 못 하게 하면 그런 상황으로 오인될 수가 있다. 그래서 정부가 강제하기보다 권고하기를 바라고, 그 이전에 교회가 나서서 자발적으로 오프라인 밀집 모임보다는 온라인 모임으로 가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동안 교회개혁운동을 실천해왔던 구교형 목사는 “이젠 예배 방식에 대한 논의에서 더 나아가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에서 실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논의의) 초점을 바꾸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게 주요한 생각"이라고 했다. "특별히 더 많이 힘든 대구에 마스크를 보내는 방식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목사들은 이번 사태가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재차 경계했다. 성명서에서도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권 및 일부 세력도 선동을 중지할 것을 권고한다. 한국사회는 이 위기에서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공동체의 붕괴를 막고 고귀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전국민적으로 함께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구교형 목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더 힘든 사람들이 존재한다"며 "더 힘든 사람들한테 사회가 관심을 기울이면 국민들이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어려움을 잘 이겨나갈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사태로 경제 취약계층이 겪는 고통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습니다. 아울러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불황'도 예상됩니다. 정부와 경제주체들은 서민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대책 마련에도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드리는 그리스도교 공동 성명서'에는 21개 개신교 단체가 참여했다.

◇다음은 21개 단체
건강한작은교회동역센터, 공의정치포럼,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와사회연구소, 교회2.0목회자운동,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농어촌선교연구소, 대구이웃을위한사마리안들,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사회적협동조합 희년, 생명누리, 성서한국, (사)인천내일을여는집,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한국그리스도교일치포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사)한국영성예술협회, 햇살보금자리 (21개 단체)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