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친일파'의 등장.. 그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유병상 입력 2020. 3. 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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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종성 시민기자가 쓴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를 읽고

[오마이뉴스 유병상 기자]

2019년은 피식민지인인 한국인이 일제의 압제로부터 자주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분기(奮起)한 3.1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요, 망명지인 중국의 상해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로 임시정부가 수립된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일본은 1945년 패망된 된 뒤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도 자신들의 만행을 숨기다 못해 합법적으로 식민지 지배를 했으며 심지어는 한국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한다. 이러한 억지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신친일파' 학자들의 공로(?)가 컸다.

해방이 된 뒤에도 친일파 청산 작업에 실패한 남한에서는 반공을 등에 업은 수구세력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득을 유지하기 위해 천인공노할 일제의 만행까지도 없었던 일이라고 강변했다. 심지어는 친일 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공산주의라는 사상의 낙인을 찍으며 왜곡과 폄훼와 매도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벌써 20년 전에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가 발족돼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그들의 만행이 만천하에 알려졌음에도 일본은 자신들의 행위가 합법적이었다고 허언을 일삼았다. 이러한 문제가 누적되면서 2019년엔 한일 갈등이 촉발돼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때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분기탱천(憤氣撑天)할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 저자인 책 <반일 종족주의>의 출간이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의도적으로 한국인을 멸시하는 듯한 제목으로 화제가 됐다. 저자들의 행위는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뉴라이트'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일본인보다 더 일본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신친일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책은 일본에서도 번역 출판돼 최고의 인기 상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들이 '한국의 양심 있는 지식인'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저자들의 면면을 보니 사고 싶지 않았다. 한 권이라도 덜 팔아주어야 인세도 덜 나가고 판매부수도 적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김종성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이들의 궤변과 거짓을 반박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게재했다. 그리고 마침내 책으로 출간되었으니 바로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이다.

왜곡과 날조에 비수를 꽂다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무엇인가> 책 앞표지
ⓒ 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4부로 구성됐고 각 부는 5개(3부만 6개)의 주제별로 나눠졌다. 저들의 책에 논리적인 예증을 제시하면서 왜곡과 날조(捏造)에 비수의 칼을 내리 그었다.

1부에서는 왜 <반일종족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가져야 하는지를 역사적인 면과 한미일 3국의 국제적 관계까지 들어 설명했다. 또한 통계 수치를 활용한 저들의 증거가 조작된 것임을 낱낱이 증명했으며, 일제강점기에 대한 연구를 일본의 돈을 받고 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래서 <반일종족주의>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꼼꼼히 살펴서 읽지 않으면 저들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넘어갈 수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2부에서는 친일청산과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데, 말도 안 되는 친일청산의 대응논리와 왜 그들이 일제의 식민지배 청산을 거부하는지를 낱낱이 파헤쳤다.

'위안부' 문제는 일제가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행 중의 만행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사건이다. 그런데 저들이 그런 사건은 있지도 않았으며 말도 되지 않는 궤변으로 위안부 문제가 없었다고 헛소리를 한다. 그러면서 '우리 안의 위안부'라는 가공할 용어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분노를 사게 한다.

특히, 문옥주 할머니의 일대기를 엮은 <버마전선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인 것처럼 날조해 거짓으로 책을 쓰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으니 저들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었다. 김종성 기자의 이 책을 읽지 않고 이영훈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그대로 믿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3부에서는 독도, 강제징용, 청구권협정, 토지 및 쌀 수탈에 대한 문제를 꼼꼼하게 짚으면서 무엇이 잘못됐고 왜 저들이 그렇게 주장하는지 그 속셈을 밝히고 있다. 3부의 내용은 한국 식민지 근대사 관련 문제와 대한제국 시기의 문제가 연결된 역사적인 내용이라 차근차근 살펴봐야 한다. 그것은 강제징용을 합리화하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앵무새처럼 지껄이는 저들의 행위가 얼마나 허술한 논리인가를 제시한다.

1965년의 청구권 협정에 관해서는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면서 법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청구권 문제는 1965년의 협정으로 끝났다고 안다. 하지만 일제의 불법행위에 대한 청구권 문제는 이 협정과 별개의 사안임을 제시해 손해배상에 대한 뜻을 정확하게 알도록 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혹시라도 일본의 주장에 동조하는 신친일파들의 논리에 속지 않도록 꼭 자세히 읽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일제의 토지 및 식량 수탈은 피식민지민중들의 생존권에 관한 문제로 대단히 첨예한 문제이다.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4부에서는 반일종족주의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서술이다. 그래서 1905년에 있었던 을사늑약(乙巳勒約)이 무효라는 사실은 이미 국제법적으로도 무효임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들은 이를 부정하는 논리를 개발해 일본의 대한제국 침탈이 합법이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증거로 제시된 내용이 기껏해야 고종이 한 위로의 발언을 들고 있으니 스스로 허구임을 자인한다는 것이다.

민족문학의 거두 조정래 선생의 대하소설 <아리랑>에 나오는 일제의 학살 장면이 조정래 선생의 허위 조작이라며 그런 일은 있지도 않았다 한다. 전문가의 해당 논문이 있음에도 학자라는 사람이 논문조차 확인하지 않고 거짓을 일삼는 행위는 뻔뻔하다고만 해야 하나?

특히, 부정부패로 쫓겨난 이승만 전임 대통령에 대한 찬양은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의 역사와 헌법까지도 부정하면서 찬양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의 곳곳에서 <반일종족주의>를 읽는 독자가 자칫하면 저들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다. 나 역시 조금만 허투루 읽거나 잘 알지 못하는 어느 부분에서는 저들의 논리에 속아 넘어갈 수도 있음에 등골이 송연(悚然)했다. 그러니 바로 이 책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일제 침략기의 만행을 잘 몰랐다면 공부를 하면 되고, 알았더라도 깊고 넓지 않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깊고 넓어지면 된다.

학문은 비유하면 칼과 같은 것이다. 환자를 수술하는 칼처럼 쓰면 활인검(活人劍)이 될 수 있고, 멀쩡한 사람을 자신은 이롭게 하고 남을 해치는 '이기해인(利己害人)'의 칼로 쓰면 남을 죽이는 살인검(殺人劍)이 된다.

서울대학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대학이니 그 대학에 다니는 사람을 최고의 지성인으로 부러워한다. 하물며 그 대학에서 가르치거나 연구했던 교수에 있어서랴!

그러나 민족을 위해 활인검이 되지 못하고 그 뛰어난 지식이 민족을 겨누는 살인검이 되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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