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4월개학 현실화하나..고민 커진 교육당국

고민서,문광민,신혜림 2020. 3. 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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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추면 중고교 내신 계획外
고입·대입일정도 변경 불가피
교육부 "내주초 연기여부 결정"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교육당국이 개학 시점을 두고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개학일을 오는 23일로 3주 연기했는데,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집단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4월 개학 가능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만약 3차 개학 연기가 확정된다면 수업일수 감축은 물론, 입시 일정까지 추가 조정될 여지가 있어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13일 교육부는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을 추가 연기하는 안과 최근 발표된 계획대로 23일 개학에 맞춰 대응하는 방안 등 현장 상황을 고려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특히 개학 추가 연기 여부를 다음주 초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점은 16일로 거론된다. 앞서 교육부는 2차 개학 연기를 발표할 당시엔 지역별 상황에 따른 추가 연기 가능성만 열어뒀다. 지금처럼 전국 단위로 일괄 연기하기보다는 지역별 감염 확산 정도 등에 따라 선별적으로 개학을 추가 연기할 수 있다고 당시 교육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개학이 당장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부는 3차 추가 휴업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던 대구는 물론 서울 등 수도권 역시 불특정 경로를 통해 집단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개학을 추가 연기해야 한다"는 학부모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선 교육청들은 3차 휴업 가능성을 고려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서울·대구 등 주요 교육청들은 "개학 연기 여부를 고려 중"이라며 "교육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공통된 입장을 전했다.

지금까지는 휴업 15일로 학사일정 조정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추가 휴업이 이뤄질 경우엔 수업일수를 감축해야 하는 등 개별 단위 학교가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교육부 차원의 공통된 지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도 이 점을 고심하고 있다. 휴업일이 16일 이상이 되는 2단계 휴업에 들어갈 경우 학교들은 학생의 휴식권과 학기 개시 전 교육과정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법정 수업일(초·중·고교 190일 이상)의 10%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감축하게 된다. 만약 휴업이 7주(35일)가 넘어가면 법 개정까지 필요하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당초 23일이 개학을 미룰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는데,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선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일선 학교들의 중·고교 내신 계획과 함께 고입·대입 일정 등까지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개학을 또다시 1~2주 더 연기한다고 상황이 개선될지 안될지 가늠해 봐야 하는 등 따져볼 게 많다"고 말했다.

고3과 졸업생 대상 6·9월 모의고사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현재 교육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평가원 측은 "시험 일정을 결정할 권한이 평가원에는 없다"면서 "향후 교육부에서 개학 연기 여부와 관련된 대책 발표와 함께 수능 시행계획 등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은 31일에 6월 모의고사와 수능 시행 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학교 현장은 이 같은 상황에 상당한 혼란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 A고 교장은 "개학이 더 미뤄지면 시수를 줄여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줄여 나가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특히 고3은 미뤄진 기간만큼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많은 학교가 학사일정 조정과 관련해 머리가 아픈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수업일수를 줄이는 한이 있어도 개학 시점을 더 늦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입·대입을 앞둔 학부모들은 입시 일정 조정 등 뚜렷한 대응책이 시급히 나오길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와 별개로 학원들은 휴원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종로학원과 이투스는 16일 수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지만, 주말 동안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지켜보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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