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마스크 관련 또 구설수..의료계 "망언 장관 파면을"

황수연.진창일.백희연 2020. 3. 1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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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 "의료진이 재고 쌓아둬 부족"
의사들 "의료계 적으로 여기는 발언"
박능후. [뉴시스]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다. 의료진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박능후(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언급한 마스크 수급 관련 발언이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당장 의료계에선 “현장을 모르는 망언”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장관 경질론도 다시 불거졌다. 의료 관련 단체는 “무능한 거짓말쟁이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전국의사총연합회)고 요구부터 “의료계에 대한 (박 장관의) 평소 적대감이 표출된 것”(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라는 해석까지 내놨다. 의료연대본부도 성명서에서 “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모욕하는 박능후 장관은 누구에게 보고받는가”라며 “국가 지정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경북대병원, 동산의료원,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모두 마스크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 상황은 어떨까. 현재까지 누적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의 한 대학병원은 그동안 마스크(KF94)를 하루 600~800개를 썼다. 최근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착용 대상을 고위험군 접촉 의료진으로 대폭 축소해 지금은 200개가 채 안 되는 양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나머지 의료진은 낮은 등급의 덴탈마스크(치과용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장관의 발언과 괴리가 있는 것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마스크를 쌓아놓고 쓸 정도면 정말 좋겠다.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배부른 소리”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답변 과정에서 “현장을 제가 의원님들보다 더 많이 다닌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대구 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박 장관이 후안무치한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현장을 눈감고 다닌 것이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방 부회장은 이어 “현장 의료진이 쓸 마스크가 부족하다 보니 의사협회 이사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마스크를 구하러 다니는 것”이라며 “의협에서 권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빨아서 쓰는 사례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 부회장은 마스크뿐 아니라 방호복도 대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급되는 방호복이 70~80% 수준밖에 안 된다. A라는 환자를 진료본 뒤 B라는 환자를 보면 중간에 방호복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갈아입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방호복이 없어 전날 입은 것을 소독해 다시 쓰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의 의료계 마스크 관련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정부가 수습에 나섰다. 정부는 의료진에게 공급하는 마스크와 방역물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총량과 현장 체감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코로나 19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대구 의료현장에 배급되는 레벨 D 등 보호구가 필요 수량보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장관이 그 부분을 강조하려다 보니 그렇게 답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손 반장은 또 “의료진뿐만 아니라 병원 종사자들도 마스크를 써야 하므로 현장에서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적 구매 마스크 중 의료진 배급을 1순위로, (1일) 100만장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다”며 “현장에 마스크가 최대한 배포될 수 있도록 144만장까지 확대해 계약하고 있고 그 외에도 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연·진창일·백희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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