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인천 지역구 총출마, 당락 가르는 변수되나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0. 3. 15. 09: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선 D-30 인천 지역 당락 변수 분석]
진보분열-보수집결 현실화..격전지 당락 결정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장기화와 투표율 하락도 영향
'선거 달인' 김종인 등판·정권심판론 부각도 무시못해
정의당 심상정 대표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4·15 총선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후보자들이 속속 정해지는 가운데 인천 지역에서는 정의당이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모든 선거 이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인물·정책 선거가 실종되고 여야 구도 대결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외부활동 자제 분위기로 투표율 하락이 점쳐지는 데다 보수진영은 결집하는 반면 진보진영은 분열해 여권에겐 다소 어려운 선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선거 구도에 따라 당락이 뒤바뀌는 인천의 특성상 진보진영의 선거연대 강도가 당락을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정의당 전 지역구 후보 출마…인천 총선 최대 변수 작용할 듯

정의당 인천시당은 오는 16∼18일 아직 후보를 내지 못한 지역구를 대상으로 추가 출마자 접수를 받는다. 이번 선거 목표인 13개 지역구 전체 후보 출마를 위한 것이다.

현재 정의당은 인천 지역 13개 지역구 가운데 7곳에 후보를 냈다. 정의당은 이번 추가 후보 접수를 통해 오는 21일까지 나머지 6개 지역구에도 후보를 모두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당이 창당 이래 인천의 모든 지역구에 총선 후보를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중·동·강화·옹진(현재 동·미추홀을)과 남을(현재 미추홀을) 등 2곳에 후보를 냈지만 모두 낙선했다. 2곳 모두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윤상현 국회의원이 3선에 성공했을 만큼 보수강세 지역이었다.

반면 ‘진보단일화’로 진보진영의 표 분산 위험을 덜어낸 민주당은 후보를 낸 11곳 가운데 7곳에서 승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득표율 1% 이내의 초접전 끝에 신승했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대결로 선구 구도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5% 내외의 접전 지역에서는 정의당 후보의 활약 여부가 당락을 결정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천 총선은 현역이 모두 그대로 공천을 받은 민주당과 현역 절반 이상이 물갈이된 통합당이 맞붙는 형국이어서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박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가장 최근에 치러진 7대 지방선거(인천시장)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3∼7%의 지지를 받았다. 또 역대 총선 비례대표의원 선거에서는 7∼15%를 득표했다. 이를 토대로 정의당의 인천 지역 표 결집 범위는 각 지역구별로 10%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수을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이정미(비례) 국회의원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진 후보가 나서는 지역구에서는 20~30% 득표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선거전략에 짜는 데 있어 정의당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민주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의당이 과거 민주당이 받을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진영은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점차 결집하는 분위기다.

지난 20대 총선처럼 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두고 두 정당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김성진 정의당 인천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다가 통합당이 당선될테니 지역구 후보들을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하지 마시라. 또다시 그러기엔 정의당이 너무 불쌍하지 않느냐”며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선거 투표소 (자료사진=노컷뉴스)
◇ 코로나19 장기화…투표율 하락 가능성 높아

정의당의 인천 전 지역구 후보 출마가 당락을 가르는 요인이라고 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는 이번 선거의 양자 대결 구도를 가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와 검찰 개혁 등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르던 주요 이슈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가 경제와 연결된다는 게 여권에게 큰 부담이다. 코로나19가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면서 이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경제적 후폭풍까지 진정시키는 데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먹고사는 문제’가 부각되면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 대통령 주재 경제 점검회의에서 “전례없는 대책”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낮아질 투표율 하락도 부담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바깥출입을 자제해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건강에 민감하고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령층과 자녀를 둔 30∼40대 청·장년층 가운데 어느 연령층의 투표장 발걸음에 제동을 걸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는 대체로 투표율 하락이 진보진영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타 시·도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인천에서는 투표율도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5대 지선과 2012년 19대 총선, 2014년 6대 지선,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7대 지선 등 2010년 이후 대선을 제외한 인천 지역 투표율은 50∼55%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천 지역은 50% 이하의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료사진=노컷뉴스)
◇ 그 외의 변수들…고개 드는 정권심판론과 김종인

점점 고개를 드는 정권심판론도 이번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권심판론)”는 의견이 45%로 나타났다. 반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야당심판론)”는 의견은 43%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응답률 14%)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반면 지난 1월 조사 때 야당심판론이 49%, 여당심판론이 37%였다. 한달 사이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 외에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물망에 올라있는 김종인(80)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그는 2012년 중도 확장을 노린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 캠프에 영입돼 경제민주화 공약 설계해 보수정권 창출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2016년에는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수도권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의 원내 1당의 핵심으로 등극하는 등 ‘선거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수락은 거의 확정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지역구보다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통합당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뒤 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에 관여할 수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당초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통해 공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흐릴 것’이라는 프레임을 깰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여야대립이 새국면을 맞게 돼 인천 총선은 물론 전체 선거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