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위험 0순위라는데..주일예배 강행 "예배는 교회 존재 의미"

유경선 기자,최현만 기자 2020. 3. 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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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시 체온 측정, 떨어져 앉기 권고..성가대 순서 생략도
목사들 "온라인예배 논의할 대상 아냐..우리도 조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온라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온라인 예배에는 약 80여명의 목회자와 20여명의 찬양대원이 참석했다. 2020.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최현만 기자 = 일요일인 15일 서울지역 교회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가운데,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날 현장예배를 진행한 교회는 성동구 금호중앙교회,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송파구 임마누엘교회 등이다. 지난 2주 동안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던 강남구 소재 대형교회 광림교회는 이날 온라인과 현장예배를 병행했다.

임마누엘교회는 홈페이지에 '예배당 입장 전 손을 반드시 소독해 달라' '교회 출입과 예배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 달라' '교회 내에서 인사는 목례로 해 달라'고 공지사항을 띄웠다.

연세중앙교회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지역사회 소독에 나서는 교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려놓았다.

이 교회는 '최대한 온라인 예배를 가정에서 드릴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오는 성도를 통해 감염이 발생하지 않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성도들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정부에서 교회에 예배 자제를 거듭 요청한 사실을 의식한 듯 이들 교회는 현장예배를 진행하면서도 자체적으로 감염 우려를 차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주 동안 현장예배를 진행하지 않다가 이날 재개한 광림교회는 오전 11시로 예정된 예배 시작 전부터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예배당 입구에는 원격 체온측정기가 놓여 있었고, 파란색 방역복을 입은 교회 관계자들이 서 있었다.

교회 관계자들은 신도들을 바닥에 붙여놓은 검은 테이프 앞으로 인도한 뒤 체온이 정상으로 확인된 경우만 예배당으로 들여보냈다. 예배당 안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신도가 있으면 교회 관계자들이 다가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거나, 신도들 간 간격이 가까운 경우는 떨어져 앉으라고 안내했다.

같은 시간 금호중앙교회 역시 예배위원들이 "좌우에 계신 분과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배를 보기를 바란다"고 당부를 전했다. 이 교회에서는 성가대 순서를 생략하고 신도 두 명의 악기연주로 성가를 대체했다.

이날 주일 현장예배를 진행한 교회의 목사들은 설교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고 있는 분위기와는 별개로, 교회를 안전하게 방역하고 있으며 현장 예배는 멈출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중앙교회 담임목사는 "교회에서 영상예배를 해야 하느냐는 논쟁은 그만해야 한다"며 "사회가 코로나19와 싸우는 것처럼, 교회는 교회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신도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띄어 앉은 것처럼 교회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게 하는 게 마땅히 할 일"이라고 말했다.

광림교회 담임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감염경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예배가 없으면 교회(의 존재)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에서 지난 7일 종교집회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회는) 다른 사회에 깨끗하라고 말하지만 자기가 속한 사회는 깨끗하지 못하다"고 다소 결이 다른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어 "소독과 방역에 집중하고 있고, 마스크를 쓰고 비말이 튀지 않게 예배를 보고 있다"며 "예배를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방송매체들이 새삼 취재를 왔다"고 언급했다.

신도들은 교회의 이 같은 방침에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광림교회 신도 A씨(65·여)는 "건강한 사람만 (예배당에) 들어가는 것이고, 아프면 집에서 인터넷으로 예배를 보니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모씨(60·여)는 "교회가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사회생활도 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일을 재택에서 하고 있어 고통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홍모씨(69·여)는 "다른 기관들도 다 출근하고 있다"며 "위험해서 (예배 자제를 권장하는) 그런 건 이해하는데, 우리도 스스로 조심하고 있고 교회도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교회, 콜센터를 비롯한 밀집공간을 통한 집단감염이 80%선을 차지하게 되자 정부는 교계에 현장 예배 자제를 거듭 호소하고 있다.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지난 13일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를 찾아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는 듯하지만 낙관은 이르다"며 "교계가 종교집회 자제를 통해 정부에 협력해야 사태가 조기종식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양우 문체부장관도 지난 12일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이번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영상예배 전환, 밀집행사 중단·자제 및 연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1일 다중시설에서 비말감염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종교행사도 찬송가를 부른다든지, 기도를 하는 부분이 1시간 이상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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