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언제든 '긴급사태 선언' 길 터놔..기본권 제약 예상

조은효 2020. 3. 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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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응해 언제든지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완료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통과된 신종 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치법 개정과 관련, "현 시점에선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는 긴급사태 선언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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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총리관저에서 코로나19 확산시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법개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응해 언제든지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완료했다. 국민의 이동과 집회·결사·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에 제약이 가해질 수 밖에 없는 조치이나, 발동 요건의 모호함과 국회의 견제 장치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동시엔 '반(反)아베 집회'도 예외없이 금지된다. 일부에선 '아베 독재'로 가는 길을 열어놨다며,기본권 제약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일본 사회의 반응은 대체로 '침묵'에 가깝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통과된 신종 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치법 개정과 관련, "현 시점에선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는 긴급사태 선언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인구 1만명당 감염자 수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일본)는 0.06명에 머물고 있다"면서 "한국, 중국 외에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13개국, 이란 등 중동 3개국보다 적은 수준으로 억누르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발언대로 15일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수는 1486명이다. 이미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선 한국에 비하면, 긴급사태 선언 준비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긴급사태가 발동되면, 이동·집회의 자유가 제약되며, 공영방송의 경우 역시 일정 부분 정부의 지휘를 받게 된다. 헌법에 근거하지 않은 특별법으로 과연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런 목소리는 되레 아베 총리가 반색하는 지적이다. 헌법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특별법으로 제약할 수 밖에 없으니, 긴급사태 조항을 헌법에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개헌이 왜 필요한지를 방증하는 상황이란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조치로 '아베 독재'가 가능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우리가 독재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것과 자민당 개헌안은 완전히 별개"라는 주장했다. 또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경우에도 "보도의 자유는 지켜진다"고 강변했다.

절차적 문제와 발동요건의 모호함도 지적되고 있다. 당초 야당은 긴급사태 선언시 국회의 사전승인을 요구했으나, 그보다 수위가 낮은 '사전보고'로 정리됐다.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발동될 수 있도록 해놨으나, 해제 요구에 대한 국회의 권한도 불명확하다. 발동요건 역시 '국민의 생활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로 돼있으나 기본권에 제약을 가하는 특별법 조항치고는 애매하고 모호하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시샤대학의 가와모토 데츠로 교수(형사법)는 참의원 참고인 질의에서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하는 요건인 국민생활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태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이 부분을 문제로 삼았다.

반면, 이미 홋카이도가 코로나 확산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긴급사태를 발동했지만 법적 근거 없이 선언적인 차원에 불과했던 점, 아베 정부의 휴교령 요구에 대해 지방정부가 볼멘 소리를 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중앙정부의 '령(令)'을 세우기 위한 행정적 수준의 조치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전날 기자회견 당시 아베 총리가 모두 발언 뒤 17분간 질문 5개만 받고 추가 질의가 있었음에도 회견을 끝내버린 데 대해 소통부족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게재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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