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불이 약해 더 많은 도시락 준비 못한 게 아쉬워요"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2020. 3.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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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찾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이른 아침부터 음식 조리에 한창이었다.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으로 잘 알려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은 10일부터 28일까지 매일 '희망나눔 사찰음식 도시락' 100∼130개를 만들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서울지역 보건소와 동국대 일산병원 등에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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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문화사업단-구세군 '코로나19 이웃돕기'
사찰음식으로 '건강 도시락' 장만.. 땀 흘리는 의료현장에 나눔 봉사
"면역기능 높이는 사찰음식으로 의료진 헌신 보답할 수 있어 기뻐"
자선냄비는 방역용품 기부함 변신.. 전국 주요 도시서 캠페인 펼쳐
의료 현장에 사찰음식으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 혜범 스님(왼쪽)과 동원 스님. “면역력 강화에 좋은 뿌리 음식과 제철 봄나물을 이용해 도시락 메뉴를 구성했다”는 게 동원 스님의 말이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2일 찾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이른 아침부터 음식 조리에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치자를 우린 물로 밥을 짓고, 다른 쪽에서는 양송이와 두부, 우엉을 조리고, 도라지와 오이를 맛깔스럽게 무쳐냈다. 요리를 담당하는 동원 스님(충남 서천 천공사 주지)의 말에 자원봉사자 10여 명의 손이 잽싸게 움직였다.

체험관은 평소 사찰음식에 대해 강연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실습해 보는 공간으로 사용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폐쇄됐다. 그 대신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보건의료기관 관계자를 위해 사찰음식 도시락을 만드는 곳으로 바뀌었다.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으로 잘 알려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은 10일부터 28일까지 매일 ‘희망나눔 사찰음식 도시락’ 100∼130개를 만들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서울지역 보건소와 동국대 일산병원 등에 전달하고 있다.

TV 화면에 의료진들이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장면이 자주 나온 것이 도시락 나눔의 계기가 됐다. 체험관 김병주 팀장은 “건강한 사찰음식이 매번 비슷한 메뉴의 도시락이나 자극적인 인스턴트식품보다 낫지 않겠느냐”며 “주방의 불이 약해 더 많은 도시락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동원, 홍승, 경운 스님이 한 주씩 레시피와 도시락 만들기를 담당하고 있다.

동원 스님은 요즘 매일 오전 4시 반에 서울로 출발한다. 동원 스님은 “암자를 비워둘 수 없어 서울과 서천을 오가고 있다”며 “절집에서 평소 먹는 음식 중 면역 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어른 스님들이 삭발하면 기가 빠진다고 해요. 그래서 삭발하는 날이면 도라지나 우엉 같은 뿌리 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식사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어 부담스럽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것으로 메뉴를 짰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의료봉사단 ‘반갑다 연우야’의 장성원 팀장은 “도시락을 의료 현장에 전달하면 ‘여기서 사찰음식을 먹을 수 있을 줄 몰랐다’며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체험관 지도법사인 혜범 스님은 “의료진의 땀과 헌신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용품 기부함으로 변신했다. 구세군 한국군국은 13일 서울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을 위한 마스크, 손소독제 기부 캠페인 ‘내 마음을 담다’를 시작했다.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방역용품이 모자라게 되자 연말에 등장해야 할 자선냄비를 일찌감치 선보인 것.

한 시민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다. 구세군 한국군국 제공
서울은 광화문광장 남측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19일까지, 부산은 19일 지하철 서면역 인근 작은 분수대 광장, 대전은 대전역 서광장에서 17일과 18일 캠페인이 진행된다. 구세군은 기부된 마스크와 위생용품을 환경미화원과 버스 운전사, 경비원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구세군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의 일상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회 서비스 종사자분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눴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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