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알카에다 교관, 국내서 난민신청 중 검거돼 추방

이동휘 기자 2020. 3. 1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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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 출신 러시아 국적 무장대원 훈련관, 러시아서 영장 발부해 추적해 와
경찰, 작년말 찾아내 러에 넘겨

이슬람 무장 테러 단체 '알카에다'의 무장 대원 훈련교관이 러시아 정부의 추적을 피해 국내에 입국, 난민 신청 절차를 밟던 도중 검거돼 러시아로 넘겨졌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러시아 국적자 A씨가 지난해 12월 경찰 등 정부 당국에 검거됐다. A씨는 테러 단체 가입 혐의 등으로 러시아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등 그간 러시아 정부가 쫓던 인물이었다. A씨는 검거될 당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수배 최고 단계인 '적색 수배'를 받던 상태였다.

경찰은 작년 11월 '알카에다 훈련교관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슬람 테러 조직 요원이 다른 나라로 숨어들어 난민 자격으로 체류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2017년에는 독일에서, 2011년에는 미국에서 각각 난민으로 잠입한 알카에다 대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내에서 불법 체류하며 난민 신청서를 접수시킨 A씨를 특정했다. 이어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안보국(FSB)으로부터 A씨의 신원까지 최종 확인해 A씨를 체포했다. 이후 출입국 당국을 통해 A씨를 추방, 러시아에 신병을 인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수시로 거주지를 옮기며 숨어다녀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국제사회는 작년부터 한국에서 테러 단체 조직원의 한국행을 경고해왔다. 작년 2월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슬람국가·알카에다 관련 안보리 위원회 보고서'에서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극단 조직에서 활동하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이 '한국행'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 내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중 일부가 극단주의 추종자로, 시리아로 합류하는 극단주의자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회원국의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소속된 '알누스라 전선'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이다.

미국 정부는 2012년, UN은 그 이듬해 각각 알누스라 전선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조직원은 약 1만5000명. 시리아에서 시아파 정부를 무너뜨리고 샤리아(이슬람 율법)로 다스리는 수니파 이슬람 정부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게릴라전과 자폭 테러, 암살 등을 자행하고 있다. 2017년 군소 단체와 병합 등을 통해 단체명을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으로 바꿨지만, UN 등 국제사회는 여전히 '알누스라 전선'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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