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통합당은 도요타, 한국당은 렉서스..시너지 낼 것"

2020. 3. 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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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정치인]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 “총선에서 17~20석 확보 목표"


- "총선에서 20석 이상 얻어도 독자 정당화 길 걷지 않는다"


- "통합, 중도까지 합해야 의미"


- "대선 이후까지 겨냥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힘 합쳐야”


- "통합당과 합당, 과반 확보해 文정부 잘못 되돌려 놓을 것"


- "5월 말 20대 국회 임기 끝나면 깨끗하게 정치판 떠나겠다"


- "통합당 승리 땐 국정조사로 불법 패스트트랙 과정 밝혀야"

 

- "코로나19, 야당에 호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





[홍영식 대기자·성상훈 한국경제 기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한국당 대표를 맡으면서 “내 성격 모르나. 공천 책임지고 내가 한다”라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으로 만들어진 ‘작은 집’인 만큼 한 대표의 운신의 폭은 그리 넓지 않을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했다. 더욱이 한 대표는 ‘큰 집’인 통합당의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황 대표 측근으로 꼽혀 온 터다. 예상은 빗나갔다.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선발 과정에서부터 비례대표 의원 공천 과정까지 독자 노선을 추구했다. 한 대표가 비례 정당을 표방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통합 제의까지 하면서 여러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황 대표와의 갈등설도 흘러나왔다. 이러다가 한국당이 총선에서 교섭 단체 구성 요건인 20석 이상을 얻으면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독자 정당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총선이 끝나면 통합당과 한국당은 합당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통합당을 도요타에, 한국당을 렉서스에 비유하며 “각각의 영역에서 잘 활동한 뒤 합당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의한 것은 당장 성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실용적 중도 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차기 대선을 겨냥해서라도 안 대표와 힘을 합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통합을 제의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도 총선 성적이 기대만큼 잘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달리 판단할 수도 있어 통합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의한 것을 두고 논란이 큽니다. 안 대표가 거절했는데도 통합을 추진할 겁니까.


“통합을 위해 진작 안 대표를 만나려고 했는데 비례 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든 지 며칠 안 돼 대구에 내려갈 수 없었습니다.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통합 얘기하러 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비난하겠어요. 마치 흥정하러 온 것처럼 비쳐질 테니까….  안 대표가 거절했지만 통합은 계속 추진하려고 합니다. 안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당장이라도 응하겠습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통합당에 입당한 만큼 연결 고리도 있어요.”



- 안 대표와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통합은 보수가 더 크게 모이자는 것이고 중도까지 합쳐야 의미가 있어요. 그런 점에서 통합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안 대표가 합류해야 통합이 완성되는 것이죠.”



- 황 대표와 교감하고 추진하는 겁니까.


“사전에 얘기가 없었어요. 내 독자적인 판단으로 추진하는 겁니다.”



- 안 대표 이외에 또 다른 세력과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있습니까.


“그럴 계획은 없어요. 시간도 없고…. 사실 국민의당보다 안철수라는 분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추진하는 겁니다. 다른 군소 정당들은 당보다 비중이 큰 사람이 없어요. 이 때문에 그 인물이 온다고 해도 당 전체가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요. 하지만 ‘안철수’라고 하면 대선 후보도 했고 지지율 20%도 받았어요. 안 대표가 움직이면 당은 따라오게 돼 있죠. 그래서 통합을 제의하는 겁니다.”



- 공천 작업이 거의 끝난 상황이어서 통합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를 한 뒤 통합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어요.”



- 당 대 당 통합을 의미합니까.


“각자 선거를 치르고 당선자를 낸 뒤 통합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차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안 대표가 우리와 통합한 뒤 황 대표 등 여러 주자와 경쟁하는 것이 외연 확장, 가치 확장에 도움이 될 겁니다.”



- 지금 안 대표의 태도로 볼 때 쉽게 응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렇지만, 언젠가는….”



- 통합당 영입 인재들의 비례대표 공천 문제 등을 두고 황 대표와의 갈등설도 불거졌습니다.


“공천은 내가 책임지고 했어요. 공천 문제를 두고 황 대표와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통합당 내부에서 불만들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통합당 영입 인사들에 대한 ‘메리트’는 전혀 두지 않았어요. 심사는 투명하고 엄정했어요.”



- 한국당 비례대표 공모에 531명이 몰렸습니다. 공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요.


“젊음과 전문성입니다. 또 지역구 의원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이 대표성을 갖고 일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 몇 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까.


“17~20석을 목표로 합니다. 변수는 여당의 비례대표 연합 정당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느냐입니다.”



- 어떤 인연으로 공병호 박사를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영입했습니까.


“그전에는 한 번도 직접 뵌 적이 없었습니다. 유튜브를 몇 번 봤는데 훌륭한 경제학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자꾸 퇴색돼 가고 자유시장경제가 바로 서지 못하고 사회주의식으로 끌려가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공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정신을 신봉하는 분입니다. 보수 가치를 존중하는 점이 눈에 띄어 연락처를 알아보고 공 위원장이 운영하는 스튜디오(공병호TV)를 찾아가 제안했습니다.”


(사진)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서범세 기자


- 한국당이 원내 교섭 단체(20석) 이상을 얻으면 통합당과 합당하지 않고 한 대표 중심의 독자 정당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입니다. 한국당 대표직도 맡지 않겠다고 고사하다가 마지막에 설득 당해 왔어요. 여당의 온갖 비난을 받아 가면서 앉아 있는데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총선이 끝나면 통합당과 한국당은 합칠 겁니다. 통합당 중심으로 합당해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문재인 정부가 3년 동안 바꿔 놓은 법질서, 사회 질서, 제도를 고쳐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나는 5월 말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미련 없이 정치판을 떠날 겁니다.”



- 정치판을 떠난 다음 계획은 세워 놓았습니까.


“막내딸이 대학생인데, 학비를 벌기 위해 장사라도 해야겠죠. 허허….”



-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창당을 불법,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정당 등록을 한 뒤엔 불법 얘기는 안 나옵니다. 한국당은 잘못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슬기롭게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한 것은 국회의장이 무리수를 둔 겁니다. 21대 국회에서 통합당 중심으로 거대 야당이 만들어진다면 국정 조사를 통해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의 잘못이 밝혀져야 합니다. 패스트트랙이라는 편법을 써 통과시킨 법은 이번 한 번 시행으로 끝나야 합니다. 내가 한국당 대표로 있지만 이런 (비례 정당) 제도도 이번 한 번으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 여당은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범여권 비례 연합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 탄핵은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가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여당 의원들의 얘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의 의원 수가 많아 탄핵된 게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죠. 국민 여론이 탄핵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당시 새누리당 60여 명이 탄핵에 동참한 것은 국민 여론이 탄핵으로 몰아 갔기 때문이라는 거죠. 탄핵 정족수가 안 되더라도 여론이 지난 촛불 정국처럼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쪽으로 흘러간다면 탄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권, 특히 친문(친문재인)쪽에서 그걸 겁내기 때문에 범여권 비례 연합 정당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 통합당 불출마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옮긴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위법이라면 중앙선관위가 가만있었겠습니까. 위반이나 꼼수라기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묘수를 찾은 거예요. 불출마 선언 의원들에게 강제로 당을 옮기라고 했다면 벌써 20명을 채웠을 겁니다. 본인 의사를 존중하다 보니 6명밖에 안 왔어요. 아마도 더 올 겁니다.”



- 미래통합당 지지가 미래한국당 지지로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까.


“처음에는 통합당의 종속 변수로 한국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당 지지가 통합당 종속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에요. 이런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도요타가 벤츠를 이기는 목표를 세웠는데 ‘도요타 캠리’로는 그럴 수 없었어요. 어느 날 도요타 브랜드를 아예 달지 않고 렉서스라고 했죠. 도요타 렉서스가 아닌 그냥 렉서스인 겁니다. 현대 제네시스가 아니고 그냥 제네시스로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렉서스가 그래서 벤츠를 이겼어요. ‘도요타 렉서스’라고 썼으면 이길 수 없었을 겁니다. 렉서스 브랜드로 마케팅해 성공한 거죠. 한국당은 그런 렉서스가 되기 위한 정당입니다. 우리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공천 잡음을 겪는 통합당에 도움을 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지금 통합당보다 우리 한국당의 지지율이 더 많이 나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가 좁아졌어요. 한국당에 더 큰 기대를 거는 국민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통합당은 지역구 공천에서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통합당은 통합당대로 잘 수습할 겁니다. 한국당은 통합당과 상관없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브랜드를 잘 키워 나중에 합당되면 미래한국당 때문에 통합당이 잘됐다는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국민이 화가 많이 나 있지요. 마스크를 배급 받아야 하는 것부터 약국 앞에서 줄을 서야 하는 것까지…. 아마추어 국정 행태에 분통이 터지고 사회주의적 통제 사회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만이 많습니다. 정부가 최선을 다해 선거 이전에 코로나19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러면 상황이 달라질 거예요. 조국 사태를 한번 되짚어 봅시다. 여러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임명했잖아요. 각종 의혹이 잇따르고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사퇴시켰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잘했다고 지지율이 올라갔어요. 코로나19로 지금 어려움을 겪고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불만도 많지만 이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국민은 ‘정부가 노력해 잘 마무리됐다’면서 인정해 줄 겁니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팽배해 있더라도 4월 15일 총선 때가 되면 상황이 영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를 선거에서 야당에 호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 대표께서는 의원이 된 이후 16년 동안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으로 분류됐습니다. 그간 친이(친이명박)·친박·비박(비박근혜) 등 계파 간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정계를 떠나는 시점에서 후회는 안 됩니까.


“2007년 한나라당(현 통합당) 대선 경선이 친이·친박계 간 치열한 다툼 속에서 치러졌고 그 이후 2008년 18대 공천 때 ‘친박계 학살’로 나도 공천 탈락했어요.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2012년 19대 총선, 2016년 20대 총선 때도 친박·비박계 간 보복 정치가 이어졌고 이게 보수 정당의 분열을 가져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됐죠. 이번 총선 공천에서도 통합당에서 친이 귀환, 친박 배척 아니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다 보고 있어요. 지난 20대 총선 때도 새누리당(현 통합당)이 18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참패했어요.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계파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더 큰 통합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안 대표 같은 정치 집단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야 계파 색채를 퇴색시킬 수 있어요.”  yshong@hankyung.com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약력 : 1959년 서울 출생. 서울 대일고, 성균관대 물리학과·유학대학원 졸업. MBC 아나운서. 제17~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제19대 홍준표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8호(2020.03.16 ~ 2020.03.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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