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 해 처먹어" 막말 차명진, 통합당 공천 확정

정유경 2020. 3. 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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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병 경선서 감점 4점에도 승리
"시체 팔아 생계..황교안에 죽음 전가"
"입 달린 의원들 문재인 빨갱이라 외쳐야"
'막말' 논란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받아
한때 황교안 지지 철회 선언 등 잇단 논란
차명진 전 의원이 2010년 최저생계비 체험을 한 뒤 부천 소사구 의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붓고,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하는 등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차명진 전 의원이 오는 4·15 총선에서 경기도 부천병 지역구에 공천을 받게 됐다.

16일 미래통합당 경기도 부천 지역 경선 결과, 부천병에서 차명진 후보(50.8%)는 최환식 후보(45.2%)를 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차 전 의원은 감점 4점 처리를 받았지만 경선에서 이겼으며, 무슨 사유로 감점이 된 것인지 공천관리위원회 쪽에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평소 거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차 전 의원의 이력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한때 경기 부천병 후보자 추가모집 공고를 내기도 했으나, 결국 차명진 전 의원과 최환식 전 경기도의원을 경선하기로 해 이날 결과가 나왔다.

차 전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앞둔 4월15일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을 비하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됐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며 “자식 시체 팔아 내 생계 챙기는 거까진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날엔 정진석 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내용의 글을 받은 메시지 내용이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안상수 의원이 “불쌍한 아이들 욕 보이는 짓”이라고 댓글로 맞장구를 치면서,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이 건으로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 모두 당 윤리위에 회부됐고, 차 전 의원은 당원권 3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검찰에도 모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 해 2월 5·18 민주화 운동 유가족들을 ‘괴물집단’ 등으로 비하한 ‘5·18 공청회 망언’으로 인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등이 막말 논란을 일으킨 뒤였고, 이어지는 막말로 인해 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그렸다. 황교안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유감 표명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

한편 차 전 의원은 막말 논란 이후 한때 황 대표 지지선언을 철회하기도 하는 등, 각종 방송과 장외집회 등을 통해 오히려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세월호 망언 두달 뒤인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문제삼아 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지칭해 또 한번 막말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은 뭐하냐.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뭐냐. 우선 입 달린 의원 한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썼다. 이때는 황 대표도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막말’이라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며 차 전 의원을 감쌌다.

앞서 공관위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폄훼한 김순례 최고위원과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빚은 민경욱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해 ‘막말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으나, 민경욱 의원도 경선에 붙이는 것으로 결정을 번복한 바 있다. 그러나 차 전 의원의 이번 공천으로 인해, 공교롭게도 세월호 막말 논란에 이름을 걸친 의원들이 모두 공천을 받은 셈이 됐다.

차 전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현 자유공화당 대표)가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2006년 김 지사의 전 지역구(부천 소사)를 이어받았고 2008년 재선했다. 의원 시절 최저생계비 1일 체험을 한 뒤 “6300원짜리 황제의 삶을 살았다”는 체험수기를 올려 논란이 됐다. 2012년, 2016년 총선 도전엔 연이어 실패하며 방송활동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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