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없는 방학 더 길어지나"..학교 비정규직 생계 막막

최원형 입력 2020. 3. 16. 20:56 수정 2020. 3. 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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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식실 조리사 등 학교가 쉴 때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개학 추가 연기는 수업일수 감축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로선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여태까지의 개학 연기는 방학일수를 조정하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교육당국으로선 "방학 중 비근무자들의 전체 연간 수입은 보장된다"며 선지급 등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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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비근무자 8만여명
15일 이상 휴업땐 수업일수 감축
급여 못받아 전체 소득 줄어들 수도
"휴업수당 편성 등 대책 마련해야"
<한겨레> 자료

코로나19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식실 조리사 등 학교가 쉴 때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개학 추가 연기는 수업일수 감축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로선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코로나19로 개학을 연기한 지난 3주 동안, 전국 17곳 시·도교육청은 “방학 기간이 앞당겨진 것”이라는 논리를 들어 교육공무직 가운데 ‘방학 중 비근무자’들은 학교에 출근하지 않도록 조처해왔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급식실 조리사와 교무실무사, 사서 등이 해당된다. 방학 중 비근무자는 전체 교육공무직 16만여명 가운데 8만여명으로, 이들은 법정수업일 동안에만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일부 교육청은 이들이 앞으로 받을 급여 가운데 일부를 3월에 ‘선지급’하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개학이 4월로 추가 연기되면 “윗돌 빼어 아랫돌을 괴는” 이런 식의 대안조차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여태까지의 개학 연기는 방학일수를 조정하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교육당국으로선 “방학 중 비근무자들의 전체 연간 수입은 보장된다”며 선지급 등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15일 이상의 학교 휴업은 법정 수업일수 감축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사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지난 3주 동안 교육청과 노동자들은 개학 연기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개학 연기를 방학의 연장이라고 보는 교육청과 달리, 노동자들은 “개학 연기 조처는 방학의 연장이 아닌 휴업”이라며 휴업 기간에도 급여가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추경예산 11조7천억원을 편성하고 이 가운데 2897억원이 지방교육재정에 반영됐는데, 비정규직 대책으론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이들의 생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자 일부 교육청은 ‘개학 연기는 방학 기간’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개학 뒤 줄 급여를 미리 지급하는 방식의 대안을 내놨던 것이다. 더 나아가 경남, 인천, 대전 등 일부 교육청은 방학 중 비근무자 가운데 희망자는 이번주부터 출근을 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급식실 조리사로 일하는 김아무개(52)씨는 <한겨레>에 “그동안 저금한 돈을 깨어 긴 겨울방학을 근근이 버텨왔는데, 기다려온 3월 급여를 받지 못해 막막했다”고 했다. 일단 이번주부터 출근을 시작했지만, 개학이 추가로 연기되면 전체 연간 소득 자체가 줄어들 위험이 생긴다. 김씨는 “개학이 아예 4월로 미뤄진다는 얘기가 있어 불안하다. 출근을 계속할 수 있는 건지, 만약 못 하게 되면 생계는 어떻게 꾸려야 할지, 감염 위험보다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만약 교육당국이 개학 추가 연기를 결정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휴업 기간에도 방학 중 비근무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재난에 의한 휴업 기간이라면 교사 등 다른 직군과 달리 방학 중 비근무자들에게만 출근을 못 하도록 하고 급여를 주지 않는 것 자체가 차별이다. 법 제도 등의 문제가 있다면 휴업수당이라도 편성해 이들에 대한 생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형 김민제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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