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방문' 낙인에 발길 뚝..'잊힐 권리' 마련해야

정다은 기자 2020. 3. 1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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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 공개, 파악하지 못한 접촉자를 찾고 추가 감염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인데요, 그 과정에서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오래 노출돼 큰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마치 낙인이 찍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국숫집,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2주 넘게 손님 발길이 끊겼습니다.

[확진자 방문 관악구 식당 주인 : 옆 아파트 상가에 벽보가 붙어져 있었대요. 확진자 다녀갔으니까 가지 말라고. 사람들도 밖에서 한 번씩 쳐다보고 수군거리고 지나가고 안 들어오고.]

이미 보건당국은 소독 다음 날까지만 출입을 금하고 그 이후로는 충분한 환기 후 영업해도 된다는 지침을 내놓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마치 낙인이 찍힌 것처럼 기피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확진자 방문 관악구 식당 주인 : 줄 서서 대기까지 있는 매장인데, 낙인 아닌 낙인이 찍혀서. 전보다 80~90%가 (손님이) 없는 거예요.]

생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주변의 시선입니다.

[확진자 방문 영등포구 식당 주인 : 주위에 사람들도 날 자꾸 피해요. 공원에 다녀도 내가 있으면 저쪽으로 피해 가고. 친구 집에 가고 싶어도 날 또 어떻게 볼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지도 못하고.]

매일 쓸고 닦고 소독을 하지만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는 확진자 동선이라며 식당명과 주소가 공개돼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어플인데요, 확진자가 다녀간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가게 상호와 주소가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동선 정보를 삭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임종인/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소위 말하는 잊힐 권리거든요. 정보가 일정 시간이 지나서 필요성이 없어지면 검색이 안 되도록 해야 하거든요.]

방역 작업을 거치고 시간이 지나 감염 우려가 없다면 해당 동선 정보를 지울 수 있게 기준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최대웅, 영상편집 : 채철호)

정다은 기자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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