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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제발 쉬어요"..코로나 장기전, 일상 바뀌어야 이긴다

강성규 기자 입력 2020.03.17. 11:44 수정 2020.03.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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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월말~4월초까지는 거리두기..이후에는 생활방역"
재택근무 등 '불신' 문화 변해야..'세 과시' 집회 등 자제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캠페인이 시작되면서 휴일을 맞은 시민들의 발길이 한적한 야외로 향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다.2020.3.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한시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한 또한 길어지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만큼,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선 우리 일상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실상 '셀프격리' 격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될 경우 국민들의 심신적 고충이 한계에 달할 가능성이 클뿐더러,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때까지 전면적 거리두기를 계속한다면 우리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러한 메시지는 정부와 방역당국에서부터 나왔다. 코로나 사태 장기전에 대비해 3월말 또는 4월초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되, 그 이후에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아파도 눈치" "무늬만 재택근무"…직장 의식·제도 바뀌어야 이를 위해선 우리 일상의 뿌리깊은 문화와 관행을 180도 대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가장 먼저 성인들이 대다수의 일과시간을 보내는 직장내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프라인 대면'을 중시하는 한국적 문화로 인해 직장에서는 출근을 '근태'의 핵심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개인의 몸상태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눈치보지 않고 쉬는 게' 오히려 동료들과 회사를 배려하는 것이라는 의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각 사업장과 기관, 학교 등은 '아파도 나온다'라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꿀 수 있도록 근무 형태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큰 부담 없이 등교나 출근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화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문화를 한 순간에 탈바꿈하기란 물론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의 핵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재택근무'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없는 곳이 많으며, '보이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재택근무 시행 이후 업무부담이 가중됐다는 고충도 적지 않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중소·영세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 방침을 세우고도 막상 하겠다고 하면 묵살하거나 '무늬만 재택근무'인 사례도 많다. 특히 현장 시설 등 운영자나 거래처 계약 등 실적이 곧 생계로 이어지는 영업직 사원 등이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 영업직 사원은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라고 하지만 거래처와 관계유지, 계약유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평소와 똑같다"며 "영업직 사원의 수입의 대다수가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인데, 생계를 위해선 마냥 쉴 수도 없다. 일부 큰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시 이를 보전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개개인과 회사 경영진 등의 인식변화와 함께 정부와 국회의 제도·정책 개선 또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사회·경제적인 부분을 정책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직장의 (근무)패턴들은 물론 정부의 사회보장을 위한 패턴들도 완전히 틀이 바뀌어져야 하지 않나라는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 137곳의 밀접집회 제한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남 은혜의강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지난 16일 오전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대규모 예배·집회 '복병'…삼삼오오 모임도 '개인방역 철저'

오프라인 대면을 강조하는 문화는 여가 등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복병'이다. 특히 주요 종교·단체가 대규모 예배나 집회 등을 통한 '세과시'를 중시하는 문화가 여전한 것이 가장 큰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실제 코로나19 대량확산의 진원이 신천지였으며, 최근 산발적 집단감염도 '은혜의 강' 교회 등 종교를 매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은 17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물론 성경에 '모이기를 힘쓰라'는 말은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나는 제사를 원치 않고 긍휼을 원한다' 등의 말씀들이 오히려 더 많다"며 "한국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다 보니 예배의 본질과 기독교 신앙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문제)들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 정말 자성해야겠다"고 밝혔다.

식사자리·PC방 등 '삼삼오오 모임'에서 또한 국가의 방역·감시체계의 손길이 닿지 않을 가능성이 큰만큼 최대한 자제하거나, 개인 방역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고 '일상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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