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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왜 그럴까?..헌금 의존도 높고 '중앙 관리' 부재

권혜정 기자 입력 2020.03.17. 14:16 수정 2020.03.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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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회서 40명 넘는 확진자도 나와
영세교회일수록 헌금 중요·종교적 문제도 있어
목사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을 포함해 4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지로 '교회'가 떠올랐다. 천주교와 불교 등 여타 종교와 달리 개신교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교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경기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 5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15명의 확진자가, 서울시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는 PC방과의 연쇄감염으로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은혜의강 교회는 수도권에서 구로구 콜센터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대표적 집단감염지다. 동안교회의 경우 서울시에서 두번째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곳이다.

이들 교회의 공통점은 정부와 지자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칠 때 현장예배 등 교회 행사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 1월 말부터 각 종단 대표들에게 공문을 통해 종교 행사 내에서 코로나 감염 예방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지난달 말 정부는 종교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종교행사 등을 자제해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종교계는 정부의 요청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천주교는 지난달 25일부터 사실상 모든 주일 미사를 중단했다. 한국천주교가 자발적으로 미사를 중단한 것은 236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 역시 조계종 소속 사찰의 대중법회는 물론 모든 행사와 모임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합천 해인사와 부산 범어사, 영천 은해사 등도 사찰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등 산문폐쇄나 법회 중단 등에 나섰다. 이밖에 원불교와 대한성공회, 구세군 등도 당분간 종교행사 및 모임을 모두 중단했다.

개신교도 대응에 나섰다. 주요 대형 교회 중 상당수는 교인들이 예배당에 모여 진행하는 주일예배 등 모든 예배를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했다. 강릉교회, 사랑의교회, 새문안교회, 소망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충현교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은혜의강 교회처럼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소형 교회들이다. 소형교회의 경우 대부분 담임목사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회 내부 지침에 따라 현장예배를 강행 할 수 있다. 여기에 온라인 예배를 하기 위한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현장예배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

현장예배를 하고 있는 교회는 생각보다 많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교회 6490개소 중 2171개소가 오프라인 예배를 실시하고 있다. 3곳중 1곳꼴인 약 33%가 아직도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한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확진을 받은 상담원이 예배를 본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확진자가 총 1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5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 예배실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다. 2020.3.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부는 수차례에 걸친 요청에도 개신교 일부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고수하자 계속해서 개신교 설득을 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개신교 지도자들을 만나 예배 자제를 요청하는 등 지금까지 총 6번에 걸쳐 개신교 측에 예배 자제를 요청했다.

현장예배를 고집하는 교회의 경우 종교적인 이유로 교회 현장에서 진행하는 공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13일 목회서신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맞아 거룩한 교회의 전통과 예배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악의적으로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교회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모든 교회가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예배도 멈추고, 활동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온 예배는 그 방법을 달리할 수는 있어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신교 교회들을 총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천주교의 경우 교구가 있긴 하지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각 교구를 관리한다. 불교 역시 조계종이라는 큰 틀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의 경우 각 교회들의 선택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천주교나 불교처럼 중앙조직에 의한 관리가 어렵다.

또 은혜의강 교회처럼 영세 교회의 경우 금전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상 영세 교회의 헌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로 주일 예배를 대체할 경우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개신교 목회자 단체 CSI브리지(대표 이길주 목사)가 개신교회 276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대상의 93%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이후 헌금 액수가 줄었다고 답했다.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은 이와 관련해 한 라디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예배를 하지 않게 되면) 교회들이 재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 예상된다"면서도 "재정문제에만 집착하게 되면 아픈 사회 위기를 공감할 수 없고, 이 경우 사회가 필요치 않는 교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일부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모습에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교회 주요 교단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형 임대 교회의 임대료를 지원키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소속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3,4월 교단 산하 소형 임대 교회들의 임대료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일예배를 중단할 경우 헌금 수입 부족으로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형편에 처한 교회들이 적지 않고 자칫 이들 교회가 예배를 강행함으로써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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