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4월 개학에 대입일정도 조정 착수..高3생들 '멘붕'

신하영 2020. 3. 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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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개학해도 중간·기말고사 등 학사일정 순연 불가피
중간고사도 수행평가로 대체..학부모들 "공정성 우려"
일선학교 학생부 마감일 2~3주 연기, 대입 일정도 조정
수시원서접수 9월 중하순 유력..수능까지 영향 있을 듯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국 모든 유치원·초중고교 개학이 다음달 6일로 늦춰지면서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개학시점이 예년보다 5주나 연기되면서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져서다. 교육당국도 학생부 마감과 수시 원서접수, 수시전형 등 대입일정 조정에 착수했다.

서울 성북구 한 초등학교 정문에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17일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교의 개학을 오는 23일에서 다음달 6일로 2주 더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9세 이하 미성년 확진자 수가 15일 기준 510명으로 증가했다”며 “학교가 지역사회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학생 건강과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해 추가 개학연기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초중고 수업일수에서 휴업기간 10일 감축

개학시점이 5주나 미뤄지면서 수업일수 감축을 골자로 한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교육부가 앞서 지난달 24일 일선학교에 배포한 신학기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휴업기간이 3주를 초과할 경우 수업일수 감축이 허용된다. 오는 23일 개학할 경우 15일 휴업기간이 발생하지만, 여름·겨울방학을 줄여 수업일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총 5주 연기로 평일기준 25일의 휴업이 발생하면서 수업일수 감축이 불가피해졌다.

현행법상 개학연기·휴업에 따른 수업감축은 법정 수업일의 10% 범위에서 가능하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중고교 기준 수업일수는 190일로 19일 이내에서 감축이 가능하다. 유 부총리는 “휴업기간 10일을 법정 수업일수에서 감축토록 권고하겠다”고 했다. 3주 개학연기로 발생한 15일은 방학기간 단축으로 확보하고 나머지 10일은 수업일수에서 줄이겠다는 것.

이러한 학사일정 조정으로 수험생인 고3 학생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수험생들이 자신의 객관적 성적을 가늠할 잣대인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이미 다음달 2일로 미뤄진 상태다. 여기에 중간고사도 예년처럼 4월 말 지필고사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1학기 중간고사를 과정중심의 수행평가로 대체하라고 일선 학교에 권고했다. 지필고사인 중간고사를 토론이나 발표, 과제물 등으로 대체토록 한 것.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고3 자녀를 둔 김모(47)씨는 “수행평가는 교사 주관이 개입하기에 지필고사 만큼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오히려 과제물 제출이나 발표로 대체할 경우 이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당사인 고3 수험생들도 멘붕에 휩싸였다. 서울소재 고3 학생인 이원지(가명·18)양은 “지난 겨울방학 때는 수능 대비에 주력하고 개학 후에는 내신에 전력을 쏟으려고 했는데 이런 계획이 다 어그러졌다”라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방학기간도 줄어든다고 하니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학생부 마감, 수시일정 순연…“수능일 조정은 검토”

예정대로 4월6일에 개학해도 중간고사·기말고사·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마감 등 대입에 필요한 주요 일정은 순연될 공산이 크다.

예년대로라면 1학기 학생부 작성 마감은 8월31일까지이며 약 1주일 뒤인 9월 초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수시 원서접수 시작일은 9월7일이다. 교육계는 이번 개학 연기로 학생부 마감 시점이 2~3주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시원서 접수는 9월 중하순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9월12일부터 예정된 대학별 수시 전형기간(통상 90일)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학종의 경우 서류검토나 면접고사 등 최소한의 평가기간이 필요하기에 무리한 전형기간 단축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매년 11월 셋째 주에 시행하는 수능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지만 우선 개학일이 확정돼야 대입일정 조정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대입일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개학일도 영향 받을 수 있어 다음달 6일로 개학이 확정될 경우 대입일정 조정안을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일선학교에 배포한 개학연기에 따른 학사일정 조정 가이드라인(자료: 교육부)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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