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일 일해도 월급 20만 원..교주가 노동력 착취 일삼아

유승용 2020. 3.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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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신도들은 수십년 동안 종교집단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월급은 20만원 수준만 받아왔습니다.

한 종교집단의 부정을 추적하는 연속보도, 오늘은 신도들의 노동력 착취 실태를 유승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닷가 한적한 마을에 온통 파란색인 건물들이 눈에 띕니다.

교주 박 모씨가 이끄는 종교집단의 사업체 물류 창곱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무안에 공장이 있는데 거기서 물건을 만들어 오면 여기다 저장해 놓고 바이어들이 가져간다는 것 같아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 "낮에 일을 해야 하는데 낮에는 사람 하나도 없어. 밤에만 해. 그거 이상하잖아요. 그게 우리들이 좀 의심해. 저게 뭐냐."]

그런데 최근 충남 태안과 전남 무안의 종교시설에서 나온 신도들이 그동안 교주 박 씨로부터 노동력 착취를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박 씨가 '노동을 신성시'하는 성경 구절 등을 들먹이며 신도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는 겁니다.

[박OO/사이비 종교 교주/음성변조 : "여러분들이 (밤) 11시까지 일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뭡니까. 이것이 바로 나 하나님 아버지가 원하는 모습이다. 사도바울도 전도만 것이 아니라 장막짓는 일을하고 주야로 말이야."]

한 신도의 통장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회사 대표 이름으로 매달 20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수년동안 받은 월급은 10만 원에서 2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피해 신도 A : "저희들한테 돈 모으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현재 입혀주고 재워주는데 만족하라는 식으로. 10만 원, 20만 원 받으면서도 헌금을 강요당해요." ]

신도들 명의의 또다른 통장.

이 회사가 관리하는 이 통장에는 매달 100여만 원이 입금됐는데, 이 돈은 입금 하루 만에 현금 인출기에서 고스란히 빠져 나갔습니다.

[피해 신도 B : "사장이 월급 통장을 다 자기가 갖고 있어요. 100만 원, 120만 원 입급을 해서 다음날 자기가 다 찾아요."]

임금 등 법적인 문제에 대비해 월급을 지급한 것처럼 돈을 넣었다가 뺀 건데, 피해자들은 이 통장을 회사 대표가 직접 관리했다고 말합니다.

[피해 신도 C : "월급 100만 원 준 것처럼 1년치 영수증 가지고 와서 사인하라고 해서 받아갔어요."]

4년 전 태안에 물류 창고 단지를 만들 때는 신도들이 건설현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피해 신도 C : "정말 저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노동 강도가 셌거든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다음날 12시까지도 하고 그랬는데, 2016년 3월쯤에 공사 시작해서 5개월 만에 준공받을 정도 까."]

취재진이 업체를 방문하고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노동력 착취 의혹에 대한 어떤 해명도 듣을 수 없었습니다.

[회사 직원/음성변조 : "사무실은 있는데요. 사장님은 지금 (안계세요?) 네. (여기 단지에 안 계세요?) 네. (사무실 위치는 어디에요?) 사무실 위치는 여긴데요. "]

한 종교집단에서 벌어진 여신도들의 성폭행 피해 주장과 수십년 이어진 노동력 착취 의혹..

종교집단을 탈출한 피해자 15명은 노동력 착취와 관련해 광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유승용 기자 (hara184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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