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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 무서운 신천지 감시망

황인호 백상현 기자 입력 2020. 03. 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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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A지파 교육생이었던 B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줄곧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B씨는 "여기 신천지 신도들이 많이 살아요. (사라진 여성을 가리키며) 저분도 신천지 신도일 수도 있어요"라며 "신천지 얘기를 막 하고 다닌다고 아마 자기네들 방에 올렸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지인이 "(B씨가 하는 성경공부가) 아무래도 신천지 같다"고 알려주면서 교육생 단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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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막기 위해 일거수일투족 주시.. 지인들로 구성된 감시자 '왕눈이'
신천지 A지파 신도들이 광고방에 올린 공지 캡처. 광고방을 감시망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신천지 탈퇴자 제공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A지파 교육생이었던 B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줄곧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천지 사람들이 저를 찍을 수도 있어요.” 마침 길 건너 검은 롱패딩 차림의 여성이 B씨를 쳐다봤다. 들고 있는 휴대전화의 위치가 이상했다. B씨가 다가가자 그는 휴대전화를 돌려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B씨는 “여기 신천지 신도들이 많이 살아요. (사라진 여성을 가리키며) 저분도 신천지 신도일 수도 있어요”라며 “신천지 얘기를 막 하고 다닌다고 아마 자기네들 방에 올렸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B씨로부터 전해 들은 신천지의 감시는 상상 이상이었다. B씨는 어디에 신천지의 눈이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B씨는 친구 소개로 성경공부를 하면서 신천지에 발을 들였다. 다행히 지인이 “(B씨가 하는 성경공부가) 아무래도 신천지 같다”고 알려주면서 교육생 단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B씨는 신천지를 나오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감시망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B씨는 자신이 신천지 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신천지 관련 정보들을 찾기 시작했다. 신천지 사람들에겐 이 사실을 숨긴 채 동네 PC방에서 ‘신천지’ 검색도 해보고, CBS가 제작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신빠사) 영상도 찾아봤다. 이튿날부터 연락이 빗발쳤다. 자신을 신천지로 끌어들인 친구에게 전화가 오더니 담당 교사도 B씨를 만나러 왔다. 놀라운 건 B씨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B씨가 갔던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신천지 신도였다. B씨가 신천지 관련 자료를 찾는 걸 보고 바로 광고방에 공지를 올린 것이었다.

신천지는 텔레그램 ‘광고방’을 이용해 각종 공지 사항을 전달한다. 신천지 신도들은 이 광고방을 감시망으로도 활용했다. 국민일보가 17일 확보한 신천지 A지파 텔레그램 광고방 내용을 살펴보면 사진과 함께 사진 속 인물 관련자를 찾는다는 공지글이 올라와 있다. 중년 여성 사진과 함께 ‘모임방(신천지 복음방) 앞에서 누구 기다리는 것 같아요. 광고해서 관련자 찾아주세요’라는 공지도 있었다.

신천지는 B씨 경우처럼 이탈자 방지를 위한 감시에 특히 더 힘을 쏟았다. 신천지 신도였던 C씨에 따르면 신천지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는 신도가 있으면 해당 신도 지인들로만 구성된 방이 따로 만들어진다. C씨는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가 공유돼요. 수십 명이 모이는데 그들이 이탈 예상자를 감시하는 CCTV가 되는 거죠. 신천지에선 ‘왕눈이’라고 말해요”라고 말했다.

신천지는 개인 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모아 공유한다. 대표적인 문건이 ‘섭외자 관리카드’와 ‘신앙 관리카드’다. 이 카드에는 신천지 교육생의 이름,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 자택주소, 결혼 여부, 소속교회명, 교단, 직분, 교회위치, 신앙연수를 꼼꼼히 체크한다. 또 취미, 특기, 직장, 가족 이름, 가족의 종교, 동거 여부, 신앙유형, 성장 과정, 고민사, 주로 참석하는 예배 형태, 이전 신천지 교육 여부, 학습능력, 건강, 기도 제목 등도 기록하게 돼 있다. 심지어 에니어그램 총 점수 및 순위, 직장에서 신천지 센터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적게 돼 있다.

황인호 백상현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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