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리더십, 종로 저조한 지표에 붕괴 위기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입력 2020. 3. 18. 05:12 수정 2020. 3. 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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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7, 황교안 리더십 흔들
지역구, 비례 공천..김형오·한선교에게 밀려
당내 반발 김종인 불발되며 리더십 위기 봉착
근본적 원인은 '종로 판세'..여론조사 결과 먹구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4·15 총선을 27일 앞둔 가운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수장이 흔들리며 당내 '총선 위기론'도 팽배해지고 있다.

선거의 핵심인 지역구 공천에서는 황 대표 측근들이 대거 낙천하면서 힘을 잃었다. 반면 '김형오 키즈'들은 실속을 챙겼다. 비례대표 공천의 경우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사실상 '항명'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선거대책위원장 인선은 자신이 주장한 '김종인 카드'가 불발됐다. 최고위원들의 반대를 결국 뚫지 못한 셈이다.

일련의 사례는 황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종로에서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며 리더십 동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 김형오에게 당하고 김종인 놓쳤다…한선교마저 항명

공천 국면 중에도 종로 지역구에서 묵묵히 유세 활동을 하던 황교안 대표가 '침묵'을 깬 시점은 지난 12일이다. 이날 그는 컷오프(공천 배제)된 민경욱 의원 등의 공천 재의를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민 의원은 황 대표 체제 첫 대변인을 지냈던 인사라 당내에선 "뒤늦은 측근 살리기"라는 평이 나왔다.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은 민 의원 등 일부 재의를 받아들였으나,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음날인 13일 전격 사퇴했다. 김 전 위원장 사퇴에는 "더이상 공관위를 흔들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김 전 위원장은 비록 사퇴했지만 자신의 측근들은 공천에서 상당수 자리를 얻으며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반면 황교안 대표 측근 인사들은 잇따라 고배를 마셔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한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공천에서 완전히 당했다"라고 말했다.

리더십은 선대위원장 인선 과정을 거치며 더욱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형오 전 위원장 사퇴 후 열린 13일 심야 최고위 회의에선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김종인 전 대표가 태영호 전 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을 '국가적 망신'이라고 언급한 것이 반대 논리로 작용했다.

황 대표 자체는 김종인 전 대표를 모셔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고위의 반대 목소리를 제압하지 못하고, 김 전 대표와의 협상에도 실패하면서 결국 자신이 상임 및 총괄선대위원장을 모두 맡게 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당내에선 종로 선거에 집중해야 할 황 대표가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권한은 권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책임은 또 책임대로 지게 생겼다"라고 말했다.

지역구 공천과 선대위원장 모두 힘을 발휘하지 못한 황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최근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 죄다 당선권에 밀려나거나 낙천한 것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항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통합당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형제 정당이라는 것을 누구나 아는데 이런 식의 공천이면 쿠데타"라며 "황 대표와 어제 전화했는데 '황당하다'고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흔들리는 리더십을 두고 한 당 핵심 관계자는 "김형오 공관위부터 김종인 영입, 한선교 공천 사태에 이르기까지 황 대표가 피아(아군과 적군) 구분이나 판단이 잘 안 선 것 같다"며 "정치초보의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리더십 위기 근본적 원인…'종로 판세' 먹구름

이같은 리더십 위기는 황 대표의 '종로 판세'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 배경이라는 분석도 자리한다. 상대방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20일 뉴시스-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 50.3%, 황 대표 39.2%으로 양측 격차는 11.1%p까지 좁혀졌으나, 14·15일 MBC-(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는 이 전 총리 51.7%, 황 대표 33.2%로 격차는 18.5%p로 다시 벌어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대표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새로 출발했고, 중요한 건 추세라고 본다. 지지율의 전체적인 추세는 아마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 측은 '바닥민심'은 다르다는 반론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내부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한자리수 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격차는 점차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반등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당내에서 제기될 수 있다. 이는 결국 리더십 동력을 상실하는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후보로 뛰고 있는 한 중진 의원은 "종로에 집중하기도 모자른데, 선대위원장까지 맡은 것은 힘에 겨워 보인다"며 "종로부터 기가 살아야 리더십과 수도권 판세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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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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