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韓 진단키트 논란?.. 홍혜걸 "美 FDA에 정보공개 요청"

현화영 2020. 3.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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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 "美 하원 의원 주장, 항체검사법 아닌 PCR법일 가능성 커" 재차 주장 / "의사 출신 의원이 몰랐을 리가.. 그에게 메일 보낸 상태" / "우리나라 키트 훌륭하다고 믿지만, 90점을 100점으로 개선할 수도" / "나는 정치에 관심 없는 중도.. 어떤 인플루언서가 날 야메 취급"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출처 블로그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논란과 관련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의 주장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후속조치로 발언 당사자인 마크 그린 미국 하원 의원과 FDA(식품의약처)에 사실 확인 요청을 해놓았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정부 해명에도 한국산 진단키트 정확도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홍 대표는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 키트는 훌륭하다고 믿는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면서 “그러나 90점이 100점이 되면 더욱 좋은 일 아니겠는가”라며 개선점을 찾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며칠 전 (코로나19 진단) 키트 관련 나의 글을 비난하고 계신다”면서 “워낙 예민한 시기라 해명하려다 또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을 듯해 당분간 페북을 중단하려 했다. 그러나 중요한 팩트(사실)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충분히 설명이 안 된 듯해 다시 글을 올린다”고 다시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먼저 밝혔다.

“영상이 2개… 韓 키트가 적절치 않다는 영상은 뒤에 나온 것”

그는 “많은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부분은 미국 (공화당) 마크 그린 의원이 한국 키트에 대해 말한 ‘not adequate’, 즉 ‘적절치 않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현재 쓰고 있는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이 아닌 ‘항원항체검사’이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그린) 의원이 우리나라에서 항원항체검사로 코로나를 진단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말한 것을 내가 덥석 받아 마치 우리나라 키트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페북에 올렸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미국 청문회 동영상은 2개가 있다. 11일(현지시간) 항원항체검사에 대한 엉뚱한 질문이 나왔고, (다음날인) 12일에 문제가 되는 ‘not adequate’ 발언이 나왔다. 2개의 영상을 자세히 보지 못하면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 not adequate 영상은 한국의 빠른 속도와 비교한 대화 등 앞뒤 문맥을 고려할 때 누가 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는 PCR에 대한 이야기가 맞다고 추정된다”고 또 한 번 주장했다. 그린 의원의 지적은 항원항체검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PCR법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홍혜걸 페이스북 글 일부 갈무리.
 
“마크 그린 의원은 의사 출신, 한국 PCR 사용 모를 리 없어”

홍 대표는 그 근거로 마크 그린 의원이 ‘의사 출신’이라는 점을 또 한 번 언급했다.

그는 “그가 아무리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는 엉뚱한 골수 공화당원이라도 의사 출신 의원인데 우리나라에서 PCR로 진단한다는 걸 모를 리 있겠는가 싶어서”라고 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당신 말이 맞다 해도 당신이 의학전문기자이니 충분히 확인하고 페북에 글을 올렸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신다”고 운을 뗐다.

“전문가 취재 거쳤고, 그린 의원에게 메일 보내… 美 FDA에 정보공개 요청”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미 전 세계 라이브로 보도된 내용이었다”면서 “내 판단이 옳은지 전문가 취재를 거쳤고, 후속조치로 그린 의원에게 메일을 보냈고, 미국 FDA에 정보공개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인 때까지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한국 키트 불신에 대한 중대한 사안이 미국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나왔으므로 국민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일단 불이 났으니 불을 다 끌 때까지 그리고 화재의 원인이 무엇이지 분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불이 났다는 사실은 먼저 알려야 하는 게 언론의 속성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혜걸 페이스북
 
“우리나라 키트 훌륭… 90점이 100점 되면 좋은데… 개선할 점 찾아야” 

홍 대표는 이 글에서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 키트는 훌륭하다고 믿는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 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90점이 100점이 되면 더욱 좋은 일 아니겠는가. 이번 논란을 통해 만에 하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본인의 정파성에 대해 ‘중도’라고 못 박았다.

홍 대표는 “나의 정파성을 문제 삼은 분들에게도 당부드린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고 몇번이고 말씀드리지만 중도”라면서 “아울러 며칠 전 출연한 TV조선 ‘강적들’에서도 정부의 잘못은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보수가 정권을 잡았어도 이번 코로나 사태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바로 옆에 김성태 의원이 있는 자리에서도 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어떤 인플루언서가 날 야메 취급!”

홍 대표는 “어떤 인플루언서가 나를 ‘야메’(가짜, 엉터리)로 공격했다”며 불쾌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홍 대표를 향해 “의학적 조언도 야메 말고 정품으로 하라”라고 공격한 바 있다.

홍 대표는 “2가지만 말씀드리면 400만원 넘는다는 키트는 미국에서 전 국민에게 무료로 공급된다. 그리고 타이레놀이 권장된다는 이야기는 뉴욕타임스와 더가디언 등 전 세계 유력지들이 모두 보도한 근거가 있는 이야기”라고 앞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도 거듭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나의 글이 기분 나빴던 분들의 심정도 이해한다”면서 “페북에서의 내 글은 표현이 직설적이다. 앞으로 이 부분 반성하려 한다. 아무쪼록 우리나라가 이 위기를 잘 극복하길 빌며 이렇게 개인적으로 어려울 때 나를 격려해준 많은 페북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글을 마쳤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홍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그린 의원이 ‘FDA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고,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국내 코로나19 진단검사 정확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고,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린 의원이 언급한 것은 혈청학적 진단법(항체검사법)으로, 국내에서 사용 중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진단법’과는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자신을 향한 여론이 악화하자, 홍 대표는 16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가 가짜뉴스 생산자? 억울하다. 나는 한 번도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는 17일 “UAE(아랍 에미리트)에 국내 업체(노블바이오사)가 지난 주말 진단키트 5만1000개를 긴급수출했다”고 전했다가, ‘(수출한 제품은) 진단키트가 아니라 수송용기’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채취·수송·보존·배지키트(수송키트)를 의미하는 진단키트였다”고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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