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코로나 재난소득'..트럼프 "국민에 1000달러씩 준다"

박현영 2020. 3. 18. 07: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 "1조 달러 경기 부양책 추진"
1인당 1000달러 현금 지급 '기본소득' 검토
식당·쇼핑몰 등 운영중단으로 실직 증가 대비
마지막 청정지역 웨스트버지니아주도 확진자
미 50개 주에서 6000명 넘어..사망자 106명
17일 백악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조 달러(약 1242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마련 중이라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국민 1인당 현금 1000달러(약 12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날 미국 내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코로나19는 50개 주로 퍼졌으며, 확진자는 6200명을 넘었다. 하루 새 2000명 가까이 늘었다. 사망자는 106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부양책을 설명한 뒤 기자들과 만나 "큰 숫자다. 경제에 1조 달러를 투입할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이 추진해 온 850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증액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재원 안에서 현금 1000달러씩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식당과 쇼핑몰 등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인들에게 즉각 수표를 주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앞으로 2주 이내"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국민이 "가능한 한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무언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축을 막기 위해 급여세 면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감세 정책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효과가 직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의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새로 제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면제가 이행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보다 신속한 현금 지급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급여세 면제는 한 가지 방법이고, 수개월 걸릴 수 있다"면서 "우린 그보다 훨씬 빠른 걸 원한다. 돈을 상당히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므누신 장관이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주)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과 현금 지급액을 1000달러로 책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각 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과 술집, 극장, 영화관, 운동시설 등 다중이용 시설을 폐쇄하거나 이용 제한 명령을 내렸다. 뉴욕과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등 17개 넘는 주에서 모든 식당과 술집의 영업을 금지했다.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직으로 당장 생계가 막막한 근로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유럽으로 가는 항공편 대부분이 끊기거나 운항이 축소되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무급 휴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치료받거나 확진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하지 못하는 미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유급 병가가 의무화되지 않은 미국에서 당장 생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취약 계층 지원책으로 현금 지급이 언급된 배경이다.

백악관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규모 기업과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 방안도 이 예산 안에서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소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개인과 기업에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 납부를 90일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날 오후 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확진자는 수도 워싱턴에 가까운 웨스트버지니아 동부 도시 이스턴 팬핸들에서 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