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임박' 대치동·노량진 문 열리고..집단감염 우려 커지고

온다예 기자,이비슬 기자 2020. 3. 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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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수험생 요청 늘어..수입 없어 죽을 맛" 호소
"사회적거리두기 학원 예외아냐" "소규모는 관리하면"
서울시내 학원가의 모습. 2020.3.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이비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의 휴원권고를 따랐던 학원들이 이번주부터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학원 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나오지만 재정지원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문을 닫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학원 측의 설명이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 시내 학원·교습소 휴원율은 25.25%(6371곳)로 지난 13일 42.1%(1만627곳) 대비 16.85%포인트 떨어졌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이번주부터 현장 수업을 재개한 곳이 많았다. 지난달 24일 교육부의 휴원 권고가 떨어진 이후 휴원을 했던 학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다.

비말(침방울), 접촉 등으로 주로 전파되는 코로나19 특성상 학원과 같이 밀폐된 장소에 여러 명의 사람이 모일 경우 집단내 감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하듯이 학원들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노량진의 유명 공무원, 재수생 대상 학원들은 건물 1층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아예 건물출입 자체를 못하도록 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 손 대신 사용하라며 나무 막대기를 비치해둔 곳도 있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문을 열긴 했지만 온라인 강의 등과 병행하고 있어 실제로 현장수업을 듣는 학생은 아직까지 많진 않다"고 말했다.

초·중·고 개학이 4월6일로 연기된 가운데 정부는 학원에 대한 휴원 권고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17일) 개학 연기 브리핑에서 학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면서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학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서울시내 한 학원에서 건물 출입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같은 정부의 권고에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2주짜리 특강 등 단기간 수업을 열거나 자율등원 체제로 전환하는 등 현장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입시를 앞둔 학부모와 학생들의 현장강의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 A씨는 "인터넷 강의로 돌리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3명 중 2명은 현장강의를 선호했다. 아이들이 학원에 가야 제대로 공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학원 관계자 B씨는 "자율등원 체제로 학원 문을 열었지만 재수생의 경우 70~80% 높은 출석률을 보이고 있다. 고3 수험생의 경우 겨울방학부터 계속 놀고 있는 상황인데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이모양(17)은 아직 자신이 다니는 학원 문이 열지 않았지만 개원을 하면 바로 학원을 찾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도 걱정이지만 입시도 걱정이다. 사람 많은 곳에 가긴 불안하지만 적절히 타협점을 찾아 당분간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원이 더 이상 개원을 미룰 수 없는 이유에는 강사들의 생계 유지와 학원 운영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교육부가 휴원하는 영세학원에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과 초저금리 대출 등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학원들은 방역비나 인건비 등을 직접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는 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똑같은데 수입은 없으니 죽을 맛"이라며 "최근에 나는 월급도 못받았다. 학생이 2월에 등록을 해야 월급을 받는데 2월 수업이 취소되면서 환불을 해주고 매출이 급감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감염 전문가들은 학원들의 개원 움직임에 우려를 비치고 있다. 손준성 경희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에 따라 환자 발생 수가 결정된다. 접촉을 제한하는 것은 감염 예방의 기본이며 학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작은 규모의 수업은 발열체크와 소독을 수시로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실질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200~300명 학생이 듣는 대규모 수업의 경우 구로콜센터, 신천지처럼 집단 감염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분반을 하도록 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정부가 나서 학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조금, 정책 등을 통해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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