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일보

신천지 신자와 대화 10분 만에 감염 "경증에도 폐 찢어질 듯 아파"

김현종 입력 2020.03.19. 06: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완치된 환자가 확진자를 넘어섰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의료진 도움으로 병마를 이겨낸 사례가 속속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고등학생 김모(18)양이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신종 코로나 극복기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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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고생 완치 사연 본보에 보내

“기침 때 목에 가래 걸려 죽을 듯… 노인 중증 환자 견디기 어려울 것”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김모(18)양이 지난 9일 입소해 완치 때까지 머문 경북 구미시 LG디스플레이의 동락원기숙사 내 생활치료시설. 김양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완치된 환자가 확진자를 넘어섰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의료진 도움으로 병마를 이겨낸 사례가 속속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고등학생 김모(18)양이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신종 코로나 극복기를 보내왔다. 김양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의료진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희망을 전했다.

김양은 지난달 20일 대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포교를 하던 신천지예수교 신자에게 붙들려 마스크를 벗은 채 10분 정도 대화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감염자였다. 이달 2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이틀 뒤 ‘양성’ 판정이 나왔다. 김양은 지금도 황당해 했다. “그 짧은 시간에 옮을지 상상도 못했다.”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은 5일 시작해 7일 정점을 찍었다. 이 시기엔 집에서 자가격리를 했다. 병상 부족으로 생활치료시설 입소가 9일에야 가능했기 때문이다.

자가격리 때는 가족이 방문 앞에 밥을 놔뒀다. 화장실은 사용할 때마다 보건소에서 지급한 소독약을 뿌렸다. 설거지와 빨래는 김양의 것만 따로 했다. 구청과 보건소에서는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해 마스크 재고와 건강 상태, 식재료 등을 체크했다. 보건소 직원은 “증상이 있으면 새벽이라도 전화를 달라”며 안심시켰다. 김양으로 인한 추가 감염자는 없었다.

김양은 경증이었는데도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이 났고 밤마다 숨쉬기가 힘들었다. 이럴 때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숨을 들이쉬면 폐가 찢어질 듯 아팠고 기침을 하면 목에 가래가 걸려 죽을 것 같았다. 아랫배가 꼬이는 복통도 반복됐는데, 한번 겪고 나면 진이 빠져 몇 시간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심한 날은 복통이 3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이날을 포함해 4일간은 방 안에서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김양은 “나이가 많은 중증 환자들은 견디기가 정말 어려울 것 같다”고 통증의 강도를 설명했다.

확진 10일째인 지난 13일 자고 일어났더니 거짓말처럼 증상이 싹 사라졌다. 검사 결과 완치였다. 김양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시설 밖으로 나와서 자유롭게 걷고 나서야 완치가 된 걸 실감했다.”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지탱해 준 건 가족과 의료진이었다. 누구도 감염된 것을 탓하지 않았다. 김양은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시기인데도 고군분투하며 친절하게 치료해준 모든 의료진께 감사하다”며 “아무도 감염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주변 확진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mailto: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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