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배 안드려 코로나19 저주".. 전북 교회 목사 설교 논란

김동욱 입력 2020.03.19. 06:04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교만해져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재앙으로 내렸다. 예배를 안 드리면 저주가 찾아온다."

전북 익산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예배 자제를 꼽아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익산 A교회 신도들에 따르면 휴일인 지난 15일 담임목사는 주일예배 설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전염병에 대해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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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교만해져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재앙으로 내렸다. 예배를 안 드리면 저주가 찾아온다.”

전북 익산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예배 자제를 꼽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목사의 설교는 최근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교회가 새로운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꼽힌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일부 신도들마저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8일 익산 A교회 신도들에 따르면 휴일인 지난 15일 담임목사는 주일예배 설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전염병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다윗의 범죄와 전염병’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백성을 위해 기도하는 다윗왕과 같은 대통령이 없어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았다”며 “하나님이 명령하시면 그날부로 코로나는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린 백성들에게서 찾았다. 하나님 덕분에 대한민국이 잘살게 됐는데 그 은혜를 잊고 교만해져서 하나님이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재앙으로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임목사는 이어 “예배의 소중함과 필연성은 오늘 우리에게 두말하면 잔소리”라며 “예배를 안 드리면 축복이 저주로 바뀌어 찾아오고, 영적으로 망하게 된다”며 전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교회를 통한 집단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성 소수자에 대해 혐오성 발언을 하며 “타락한 세상의 정치인들이 하나님이 미워하는 차별금지법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교회는 예배당일 목사의 이런 설교 내용을 담은 40분 분량의 영상을 1000여명의 구독자가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자유롭게 공유했다.

설교 영상을 접한 상당수 네티즌과 신도 일부는 “최근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 우려와 국민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집단 예배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교계도 국가적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담임목사는 “일반이 아닌 신앙심이 투철한 신도들을 대상으로 예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SNS를 통해 설교 영상을 접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17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는 최근 교회의 집단예배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 추세를 보이자 전날 감염 예방수칙(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100여개 교회에 대해 ‘밀집 집회’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전북도도 A교회를 포함한 도내 주요 교회 100곳을 대상으로 현장 주일예배 자제를 재차 호소했다. 최용범 행정부지사와 우범기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실국장들은 이날 성인 신도 300명 이상이 찾는 교회 100곳을 찾아 손 소독제를 배부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예배 대신 가정예배나 영상예배로 대체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도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앞서 지난 6일 호소문을 통해 종교행사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 12일에는 목회자들에게 직접 전화해 현장 주일예배 자제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 불교계는 이달말까지 법회와 모임, 산중기도를 모두 중단했으며 원불교는 지난 8일까지 중단했던 정기법회 휴회를 오는 22일까지 연장했다. 천주교도 지난 11일까지 중지했던 미사와 모임을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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