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유니콘' 외뿔고래 뿔은 암컷 향한 성선택 신호

엄남석 2020. 3. 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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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유니콘'으로 알려진 외뿔고래의 뿔은 공작새의 꼬리나 가재의 집게발처럼 다른 수컷 경쟁자를 물리치고 암컷의 선택을 받는 데 사용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레이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외뿔고래의 뿔이 수컷끼리 경쟁할 때 이용되는 성 선택의 신호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뿔이 보내는 정보는 단순하다. 바로 '내가 너보다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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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보다 크다'는 의미..같은 몸집에 45cm~2.5m 편차 커
외뿔고래 두개골과 뿔 [그린란드 천연자원연구소 Carsten Egevan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바다의 유니콘'으로 알려진 외뿔고래의 뿔은 공작새의 꼬리나 가재의 집게발처럼 다른 수컷 경쟁자를 물리치고 암컷의 선택을 받는 데 사용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짝짓기할 때 선택의 대상이 되는 형질이 계속 발달하는 성선택(sexual selection)의 결과가 바로 외뿔고래의 머리에서 창처럼 나와 있는 뿔이라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 잭커리 그레이엄이 이끄는 연구팀은 약 35년에 걸쳐 기록된 수컷 외뿔고래 245마리의 자료를 분석해 얻은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인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를 통해 발표했다.

외뿔고래 수컷은 코끼리나 바다코끼리와 마찬가지로 엄니가 변형돼 길게 자라는데 왼쪽 엄니만 앞으로 자라 유니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뿔은 길게는 2.5m까지 나선형으로 자란다.

외뿔고래는 주로 북극의 얼음 밑에서 생활해 이 뿔이 먹이 사냥에 쓰는 도구인지 아니면 싸울 때 쓰는 무기인지 용도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기록으로는 머리에 상처가 나거나 뿔이 부러진 채 또는 배가 뿔에 찔린 채 발견된 사례가 있다. 또 드물기는 해도 의사소통이라도 하듯 뿔을 서로 맞대고 비비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도 있다.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가재의 성선택을 연구해온 그레이엄은 외뿔고래의 뿔이 성선택의 결과인지 확인하기 위해 외뿔고래 몸집과 뿔 크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성선택된 형질은 영양이나 몸의 상태에 매우 민감해 전체 몸집과 비교해 불균형적으로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외뿔고래 암수 [그린란드 천연자원연구소 Carsten Egevan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외뿔고래 몸집 대비 뿔의 크기를 재고 성선택 형질일 가능성이 낮은 꼬리 크기 및 성장률과도 비교했다.

그 결과, 뿔 길이는 같은 몸집을 가진 외뿔고래 사이에서 45㎝~2.5m로 편차가 매우 심했다. 반면 꼬리는 45~90㎝로 뿔만큼 큰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뿔이 꼬리와 비교해 불균형적 성장을 보이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외뿔고래의 뿔이 성선택의 결과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레이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외뿔고래의 뿔이 수컷끼리 경쟁할 때 이용되는 성 선택의 신호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뿔이 보내는 정보는 단순하다. 바로 '내가 너보다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최고 수컷만이 가장 긴 뿔을 갖는다면 이 뿔은 외뿔고래 암컷과 수컷에게 가장 정직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공중이나 수중 드론 촬영을 통해 야생 상태에서 외뿔고래 뿔의 기능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이 뿔이 공격 무기인지, 성선택 신호인지, 아니면 둘 다를 포함하는 것인지를 밝혀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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