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찍힌 통합당, 미래한국당 재건이냐 자유한국당 재활용이냐

이슬기 2020. 3. 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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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부결→한선교·공병호 퇴진→비례후보 명단 재구성' 시나리오
'자유한국당'을 새 비례정당 활용 방안도..자체 비례대표 배출은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슬기 방현덕 기자 = 미래통합당이 결국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자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 '메스'를 들이댈 태세다.

비례대표 의석 극대화를 목적으로 창당하고 소속 불출마 의원들까지 '파견'한 미래한국당이 예상치 못하게 통합당의 영입인재들을 내치고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는 등 모(母)정당의 '발등'을 찍었다는 불만과 배신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최고위 발언하는 황교안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3.19 zjin@yna.co.kr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19일 미래한국당을 향해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작심 발언했다. 그동안 법적으로 엄연히 별개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개입한다는 논란을 피하려 직설적 표현을 피해왔지만, 이제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어조였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를 보이면서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영입 인재 4명을 전날 진통 끝에 '당선권'으로 끌어올렸지만,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빠른 시일 내 문제를 바로잡아 승리의 길로 바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의 미래한국당 체제를 더는 통합당의 위성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황 대표 언급대로 '문제를 바로잡는' 방법은 미래한국당 체제를 바꿔 '재건'하거나, 새 비례정당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먼저 이날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이 공병호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부결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의 상당수가 통합당 출신 당원·당직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황 대표의 이날 공개 발언은 선거인단 투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한국당 일부 당원들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공관위의 비례후보 명단이 위법·부당하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를 했다. 선거인단 투표 부결은 공병호 공관위, 그리고 이를 내세운 한선교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임을 의미한다. 이 경우 한 대표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후 미래한국당 대표를 다시 선출하고 공관위까지 새로 구성해 오는 27일 후보등록 마감일 전까지 비례대표 명단을 다시 짜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 미래한국당 한선교 공천 갈등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옛 자유한국당을 새 비례정당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통합당은 다른 정치 세력이 자유한국당 당명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 설립 절차를 마쳐놓은 상태다.

여기에 군소 원외 정당들을 합치고, 최고위 겸 공관위를 꾸려 구색을 갖춘 뒤 통합당 영입 인재들을 이 당으로 다시 옮겨 공천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에선 새 비례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 검토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개혁연합'과 어그러지자 '시민을위하여' 등 친(親) 조국 정당과 곧바로 손을 잡은 것을 보면 창당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공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이 통합당의 자체 비례대표 공천 가능성을 묻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비례정당 없이는 의석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또 통합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난하면서 비례정당 설립을 예고해놓고, 자체 비례대표를 공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한선교 대표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합당이 미래한국당 문제에 손을 대려는 이면에는 총선 이후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렸다.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공천에서 '마이웨이'를 고집한 연장선에서 총선 이후 비례대표 의석을 지렛대 삼아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거나, 합당 과정에서 지나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그동안 한 대표와 공 위원장이 공개 발신한 메시지에서도 이러한 징후가 포착됐다는 점에서 황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집안 단속'이 꼼꼼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이는 황 대표의 정치력·리더십 논란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황 대표로선 미래한국당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는 방식으로 더는 방치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종로 선거도 뛰어야 하기 때문에 황 대표가 선거판 전체를 이끌기가 어렵다"며 "통합당 공천갈등 해결만으로도 벅찬데 미래한국당 문제까지 너무 오래 끌고 가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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