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행사 따라 떠났다가 '호텔 격리'..돌아올 길도 막혔다

배지현 2020. 3. 20.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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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개(61)씨는 오랫동안 부인(55)과 함께 남미 여행을 꿈꿨다.

김씨 부부는 이달 초부터 여행 연기와 취소를 요청했지만 여행사는 "현재 두 팀이나 남미에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들 괜찮다는데 왜 그러느냐"고만 했다.

김씨 부부는 여행사의 국내 사무실에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지금 후속 처리하느라 정신없다. 한국에 와서 얘기하자"는 답만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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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부부, 지난 15일부터 페루 쿠스코 자가격리중
"미리 알았다면 여행 포기하고 돌아왔을 것..오도 가도 못해"
여행사 "규정대로 잘 처리했고 한국 와서 시시비비 가려야"
16일(페루 현지 시간 기준) 자가격리 대상 여행객들이 기차를 타러 이동하고 있다. 김씨 부부 제공.

김아무개(61)씨는 오랫동안 부인(55)과 함께 남미 여행을 꿈꿨다. 자녀들이 사회에 자리를 잡으면서 김씨 부부는 들뜬 마음으로 지난 1년 가까이 남미 관련 책이나 유튜브 영상으로 남미를 공부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한 여행사에서 진행한 남미여행 설명회를 듣게 됐고, 올 3월11일 출발로 예정된 페루와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5개국 완전일주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계약금 300만원을 납부했다. 여행 일정은 23일, 전체 여행 비용은 2090만원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들의 불안감이 증폭하기 시작했다. 김씨 부부는 이달 초부터 여행 연기와 취소를 요청했지만 여행사는 “현재 두 팀이나 남미에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들 괜찮다는데 왜 그러느냐”고만 했다. 여행사 쪽은 이어서 취소나 연기를 원할 경우 “한 사람당 900만원(기본 비용 1690만원 기준)의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고 고지했다. 김씨 부부는 물어야 할 금액이 생각보다 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지난 11일 인솔자 1명을 포함한 패키지팀 일행 8명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페루에 도착한 지 나흘만인 지난 15일 저녁 8시(현지 시간) 페루 정부는 “익일 자정부터 페루 내에 있는 외국인, 내국인은 무조건 15일 동안 자가격리한다”는 내용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때문에 김씨 부부 등 패키지팀 10명은 페루 쿠스코에 있는 호텔에 자가격리하게 되면서 발이 묶였다. 페루에는 이 패키지팀 외에도 한국인 약 140여명이 발이 묶인 상태다. 김씨는 “밖에는 군인이 있고 여기는 고산지대로 조금만 무리해도 피곤하고 숨 쉬는 곳도 불편하다. 하루빨리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가 선택한 여행패키지로 총 23일 코스로 남미 5개국을 여행하는 코스다. 해당 여행사 누리집 갈무리.

김씨 부부는 여행사의 국내 사무실에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지금 후속 처리하느라 정신없다. 한국에 와서 얘기하자”는 답만 들어야 했다. “미국에서 페루로 출발하기 전에라도 여행을 원만히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여행을 포기했을 거예요. 거짓말로 저희를 안심시키고 무리하게 여행을 진행한 여행사가 원망스럽기만 해요.” 김씨의 말이다.

해당 여행사는 생긴 지 20년 된 매출 64억(2018년 기준)의 중소기업이다. 해당 여행사는 이번 패키지 여행에 대해 규정대로 처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담당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규정대로 잘 처리했다. 사안이 아직 끝나지 않아 현재 대책이 마련된 게 없다”며 “일단 여행객들이 한국에 돌아오면 시시비비를 가려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론보도] 페루 여행자 호텔 격리 기사 관련

한겨레는 지난 3월20일 ‘[단독] 여행사가 밀어붙여 떠났다가 ‘호텔 격리’…돌아올 길도 막혔다’의 제목으로, 국내 모 여행사가 여행 출발 전 아르헨티나 입국 불가 상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여행이 가능하다는 거짓 정보와 과도한 수수료로 여행을 강행시켜 여행자들이 페루에서 자가격리하게 되는 등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여행사에서는 여행 출발 전 아르헨티나 여행 가능 여부에 대해서 현지 여행사, 아르헨티나에서 당시 여행하고 있던 여행팀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여행이 가능하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여행 출발을 결정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취소 수수료 등으로 여행을 밀어붙였다는 제목과는 다르게 김씨 부부는 취소 수수료 금액을 산정하는 중간에 다시 연락하여 취소 수수료와는 상관없이 여행을 가겠다고 하는 등 여행사에서 취소 수수료로 여행을 밀어붙인 사실도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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