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방어벽 쌓던 나라들 "코로나 대응 모델 배우자"

박민희 2020. 3. 20. 18: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의 '코로나19 분투기'는 몇번의 급격한 변곡점을 거치며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한국형 모델'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두달] ④한국 대응에 쏠린 세계의 눈
감염 확산되자 거리 두더니
드라이브스루 진단 키트 등
코로나 통제 효과적 대응 배워
코로나19 공동연구에 참여하려고 긴급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단과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맨 왼쪽)이 1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한국의 ‘코로나19 분투기’는 몇번의 급격한 변곡점을 거치며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월 말부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동안 국내 감염 확산을 막으려 애썼던 노력은 2월 말 신천지발 급속 확산이 시작되며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외국 언론의 관심은 특정 종교 집단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확진자가 느는 한국 상황에 집중됐다. 각국 정부는 한국발 입국 제한·금지로 한국에 대한 방어벽을 쌓기 시작했다.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급속히 늘어 지난 6일 100개국을 넘어섰다.

하지만 한국 보건당국과 의료진이 적극적인 진단 검사로 확진자를 찾아내고 치료에 나서면서 확산 차단 효과가 뚜렷해지자 ‘한국형 모델’이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한국의 적극적인 진단 검사 효과에 주목하면서, 이와 대비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실패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열린 미 하원의 코로나19 청문회에서 캐럴린 멀로니 하원의원은 “한국은 하루에 1만5000명을 검사할 수 있다. 미국의 두달치보다 많은 수를 하루에 한다. 우리는 왜 뒤처진 것인가?”라고 따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16일 ‘미국의 초기 실패를 부각하는 한국의 코로나19 성공 스토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코로나19 발발 초창기에 가장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였으나, 적극적 대응으로 팬데믹 와중에 모범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한국형 모델’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8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한국에서는 한달 전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가속했지만 한국은 항복하지 않았다”며 “한국은 혁신적인 검사 전략을 개발하고 실험실 용량을 확대했으며, 마스크를 배급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다른 곳에서 배운 교훈을 지역 감염 사태를 겪는 다른 나라에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시작된 승차 검사(드라이브스루)는 미국, 영국, 독일, 벨기에, 일본 등에서도 도입됐다. 한국의 진단키트를 수출해달라는 요청도 여러 나라에서 몰려들고 있다. 한국 전문가 파견과 한국 보건당국과의 협력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한다.

‘한국형 모델’에 대한 관심의 배경에는 ‘중국형 모델’과 대비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중국 당국은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동안 정보를 통제하다 초동 대응에 실패했지만, 인구 1100만명의 우한과 5000만명의 후베이성을 통째로 봉쇄한 것을 비롯해 한달 넘게 중국인들의 일상을 전면 통제하는 권위주의 방식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고 ‘중국의 위대한 승리’를 선언하며 중국 체제의 우수함을 과시하고자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언론들은 중국의 권위주의 모델과 달리, 개인의 권리와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방역의 효율성을 발휘하는 한국 모델에 주목했다. 미국·유럽·일본식 모델이 아직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대한 실험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네이버에서 한겨레 구독하기
▶신문 구독신청▶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