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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인구 20억 남아시아, 코로나 다음 핫스팟 될 수도"

임주리 입력 2020.03.21. 05:01 수정 2020.03.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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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국들이 모여있는 남아시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를 비롯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7개국이 속한 남아시아의 인구는 약 20억명(2019년 기준). 77억명이 넘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4분의 1이 이곳에 사는 셈이다. 특히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13억명)는 6위 파키스탄(2억명), 8위 방글라데시(1억7000만명)와 국경을 바로 맞대고 있다.

한 파키스탄 여성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남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다. [AP=연합뉴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점점 느는 추세다.

20일(현지시간) 현재 인도에서는 201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전날보다 25명 늘었다. 이중 사망자는 5명으로, 치사율은 2.5%다. 파키스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날보다 70명이 늘어 45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글라데시에선 확진자가 아직 18명에 불과하지만,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 많아 안심할 수 없다. 스리랑카(66명), 아프가니스탄(22명), 몰디브(13명), 부탄(2명), 네팔(1명)에서도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남아시아 각국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관광지인 타지마할을 폐쇄한 인도 정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권유하고 나섰다. 22일부터는 1주일간 국제선 민간 항공기의 착륙을 금지한다.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취소한다.

영화관,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한 네팔은 한국과 유럽 등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고, 부탄 역시 국경을 폐쇄했다. 방글라데시에선 휴교령이 내려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다음 달 25일로 예정돼 있던 총선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또 20일 오후 6시부터 23일 오전 6시까지 전면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국제공항을 폐쇄한다.

인도에서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최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인도 정부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AP=연합뉴스]


문제는 남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의료 인프라가 심각하게 낙후돼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점을 언급하며 "인구 20억이 사는 남아시아가 (유럽에 이어) 신종 코로나의 다음 '핫 스팟'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탓에 암울한 예측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특히 파키스탄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웃 국가 이란에서 돌아온 순례객들로부터 시작돼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가디언은 "파키스탄 정부는 1주일 전 국경을 폐쇄했지만, 이란에서 돌아온 이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으며 검역소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은 확진자가 1만8000명이 넘은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각국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수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현재까지 남아시아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사는 인도에서 치러진 코로나 검사가 5100만 인구를 가진 한국보다 훨씬 적은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저소득층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경고에도 사람들이 밀접하게 접촉하는 종교 행사가 계속 열리고 있단 점도 문제다. BBC는 "신종 코로나 팬더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됐음에도, 인구의 약 90%가 이슬람교를 믿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18일 약 3만명이 모인 종교 행사가 열렸다"며 "방글라데시 남부에는 종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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