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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터뷰②] "코로나19 文정부 대응? 수영장 물 빠지면 누가 벌거벗었는지 알아"

배수강 기자 입력 2020.03.21. 10:0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 출신이 아닌 만큼 전문가들에게 판단을 맡겨 권한을 위임하고, 정부는 지원해주는 체계로 갔어야 했다"며 "수영장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 알 수 있듯 감염병에서도 각국 정부나 국가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했다.

 "우리는 대만이 왜 코로나19 모범국가로 평가 봤는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아의학과 제이슨 왕 교수 등이 최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기고한 논문('대만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대만 정부 대응을 날짜별로 정리해 놓았더라.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 당국이 감염병 발생을 인정하자 승객 대상 검역에 즉각 착수했고, 바이러스 검사도 했다. 우리(1월 20일)와 비슷한 시기(1월 21일)에 첫 확진자가 나오자 즉시 격리하고 밀접접촉자 검사를 했다. 1월 24일 마스크 수출 금지에 이어 마스크 전량을 징발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대응력을 보여줬다. 물론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도 시행했다. 그 결과 마스크 대란도 없었고, 확진자도 우리보다 훨씬 적다, 이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철저히 대응 체제를 만들어 시행한 결과였다. 감염증에 대처하는 국가 간 실력이 여실히 드러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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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감염병이 국가 간 능력차 확연히 드러내
●마스크 징발, 중국인 입국 차단… ”대만을 봐라“
●빈 라덴 사살 당시 美 오바마 ‘워 룸’이 주는 교훈

[경북일보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 출신이 아닌 만큼 전문가들에게 판단을 맡겨 권한을 위임하고, 정부는 지원해주는 체계로 갔어야 했다"며 "수영장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 알 수 있듯 감염병에서도 각국 정부나 국가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 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보름 간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3월 15일 상경해 자가 격리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했다. 

"이제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세상이 됐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최근 코로나19까지 대통령 임기마다 최소 한번은 찾아오고 있다. 사스부터 코로나19까지 다 똑같지 않다. 신종 감염병은 예전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그러니 국가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는 거 같다. 국가 경쟁력 시험이라고 할까."

국가 경쟁력 테스트

-어떤 의미인가. 

"팬데믹은 국가 의료시스템 뿐 아니라 리더의 문제해결 능력, 마스크 제조 같은 제조업의 역량, 경제문제 대처 능력 등 모든 분야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한다. 그러니 팬데믹이 오면 국가 간 능력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물이 가득 찬 수영장에서는 모두 우아하게 수영하지만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실력이 다 드러난다." 

-3월 12일 국민의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실력 없는 정권이 실력 없는 국가를 만든다"고 한 것도 그 연장선상인가. 

"그렇다. 위기가 왔을 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이런 일이 다시 생겼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국가 체계를 잡는 일이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를 겪었으면서도 발등의 불만 끄려 했다. 현장 의료진은 메르스 사태 때 만든 규정이 코로나19와 맞지 않아 즉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질병관리본부 역할은 어떤 새로운 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대처하는 거다. 코로나19에 대해 모르는 게 많지만 조금씩 알려지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반영해 체계나 기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됐다면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걸 최소화할 수 있었다. 개선해야 할 점이다." 

-수도권 초중고 마스크를 수거해 지원하고,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해도 '마스크 대란'은 여전하다. 

"우리는 대만이 왜 코로나19 모범국가로 평가 봤는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아의학과 제이슨 왕 교수 등이 최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기고한 논문(‘대만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대만 정부 대응을 날짜별로 정리해 놓았더라.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 당국이 감염병 발생을 인정하자 승객 대상 검역에 즉각 착수했고, 바이러스 검사도 했다. 우리(1월 20일)와 비슷한 시기(1월 21일)에 첫 확진자가 나오자 즉시 격리하고 밀접접촉자 검사를 했다. 1월 24일 마스크 수출 금지에 이어 마스크 전량을 징발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대응력을 보여줬다. 물론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도 시행했다. 그 결과 마스크 대란도 없었고, 확진자도 우리보다 훨씬 적다, 이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철저히 대응 체제를 만들어 시행한 결과였다. 감염증에 대처하는 국가 간 실력이 여실히 드러난 거 아닌가."

장군은 가운데, 오바마는 구석에

-코로나19 초기 대한의사협회 등에서 여러 차례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요청했는데. 

"나도 1월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전면적 입국금지를 주장했다. 감염병이 돌면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가장 중요한 국가 운영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 출신이 아닌 만큼 전문가들에게 판단을 맡겨야지…. (2011년 5월 2일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을 때 사진 한 장이 공개됐는데,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과 보좌진이 모여 근무하는 웨스트윙) 지하 상황실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쪽 구석에 등받이 없는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 장군이 가운데 앉았다. 전쟁 상황이니 군 장성이 중앙 테이블에서 지휘하는 사진이었다." 

-위기 상황에선 전문가 의견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의사결정권자가 모든 걸 다 결정할 수 없지 않나. 세상이 바뀌면서 과학적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 이런 것들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권한을 위임해 현장에서 대응하게 하고, 정부는 다른 곳을 지원해주는 체계로 가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워 룸(War Room)'처럼 바뀌어야 하는데 우린 그렇지 않아 참 걱정이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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