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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 한 달, 내 마음 진단해보니..

남형도 기자 입력 2020. 03. 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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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와 무기력, 우울·불안·신체 자가진단 해보니..경미한 불안 판정, 심호흡·복식호흡 등 '안정화 기법' 도움
재난을 겪은 후엔 마음, 몸의 변화나 고통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해볼 필요가 있다./사진=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코로나19에 집 밖을 거의 못 나간 게 한 달이 다 됐다. 회사에 가는 대신 재택근무를 하고, 일주일에 세 번은 가던 헬스장 대신 집 안에서 걷고 있다. 어쩌다 바깥에 나갈 땐 마스크를 꼭 쓰고 있다. 샛노란 개나리도 피었는데,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마음 상태는 괜찮을까. 저녁에 문득 무기력하고 숨이 답답한 기분이 들어, 잘 들여다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블루(코로나19+블루(우울감))'란 말도 나오지 않았나. 신체 건강만큼 중요한 게 마음 건강인데, 조금 무심히 지냈단 생각이 들었다.

경미한 불안,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마음을 진단해보기로 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자가진단'을 할 수 있었다. 검사종류는 총 5가지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우울증상 △불안증상 △신체증상 △자살위험성 등이었다.

이중 우울·불안·신체증상 등 3가지 자가진단을 해보기로 했다. 우울과 불안 진단은 최근 2주간, 신체 진단은 최근 한 달이 기준이었다.

우울증상 진단을 먼저 했다. 입맛이 없거나 과식을 함,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까지도 질문 항목에 있었다. 결과는 총 7점이 나왔다. 9점까지는 '정상'이었다. 10~14점은 '경미한 수준', 15~19점은 '약간 심한 수준', 20~27점은 '심한 수준'이었다. 15점 이상은 전문가 도움을 받게끔 돼 있었다.

이어 불안증상 진단을 해봤다. '초조하거나 불안하거나 조마조마하게 느낀다', '편하게 있기 어렵다', '가만히 있기 힘들다' 등의 항목에 며칠 정도 방해 받았다고 체크를 했다. 검사 결과는 총 5점, '경미한 불안'이었다. "주의 깊은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신체증상 진단을 했다. 위통·허리통증·두통 등 겪었던 증상에 체크를 했다. 신체증상도 '경미한 수준(총점 5~9점)'으로 나왔다. "신체적 불편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트레스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불안 들여다보기,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분명 있긴 있었던 모양이었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니, 인정하게 됐다.

이제 복잡하게 엉켜 있는 불안의 실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했다. 잔뜩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듯이. 이를 위해 메모에 하나씩 적어보기로 했다.

내게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가 된 것은 총 5가지였다. 열거해보면 △외부 활동이 줄어든 것 △운동을 충분히 못하는 것(취미라서)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경계 △너무 많은 불안한 정보 △살이 부쩍 찐 것(확찐자...) 등이다.

몸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동네 주위 확진자에 대한 불안, 코로나19로 인한 숱한 힘든 사연과 모습 등에 마음을 쓰는 것도 스트레스 요인이 됐다. 이를 다 나열하고 나니 어떤 것들이 날 힘들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건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그 말이 '위안'

/사진=국가트라우마센터

대처 방법을 알고 싶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서, 감염병 대처 방법을 봤다. 거기에 나열된 스트레스는 정확히 나와 증상이 같았다.

'이것만은 알아두세요'라 적힌 안내 이미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불안과 공포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라고. 일반적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란 말만으로도, 뭔가 위안이 됐다. 너무 괴롭다면 정신건강전문가 도움과 상담을 받는 게 좋단다.

주위 사람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으라 했다.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돼 안심하게 된다고. 아내에게 코로나19 이후 느꼈던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로 공감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특히 아이들은 감염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니,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단다. 온라인상 정보에 민감해 스트레스가 더욱 클 수 있단 것. 아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단 걸 알게 될 때 스트레스를 더욱 잘 극복할 수 있다.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로 설명해줘야 한다.

좋아하는 책 한 권 사고, 매일 '심호흡'도

커피 대신, 따뜻한 애플 시나몬 차도 한 잔씩 마시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즐거운 활동을 찾는 게 좋다고 했다. 생활 리듬은 이미 잘 지키고 있는터라, 평소 하고 싶었던 걸 해보기로 했다.

가고 싶었던 독립 서점에 가서, 맘에 드는 책 두 권을 골랐다. '그날은 또 아주 처음이었다'란 책이었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을 틀고, 책을 읽었다. 거기엔 이런 구절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흙처럼 햇살이 내리면 건해지고, 빗물이 고이면 습해지듯 그렇게 숨 쉬고 있다. 마음은 강철이 아니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상황에 따라 그리 자연스레 바뀌는 게, 마음의 이치라 생각하니, 어쩐지 편안해졌다.


의식적으로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되는 기법도 있다. 먼저, 심호흡이다. 숨을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소릴 내면서 풍선을 불듯 천천히 끝까지 내쉬면 된다. 가슴에서 숨이 빠져나가게 하는 느낌에 집중해야 한다.

그 다음은 복식호흡이다. 편안한 자세로 앉고, 넷을 셀 동안 숨을 들이 마신다. 그리고 셋을 셀 동안 호흡을 멈춘 뒤, 다섯을 셀 동안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된다. 10분 정도 해봤는데,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

마지막은 '나비 포옹법'이다. 두 팔을 가슴 위에서 교차시킨 뒤 좌우를 번갈아가며 살짝살짝 10~15번 정도 토닥이면 된다. 긴장이 돼 두근거리거나, 괴로운 장면이 떠오를 때 스스로 안심하는 방법이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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