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감소는 '착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이유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주요 확산 경로였던 대구 신천지 신도 검사가 마무리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긴장을 놓을 시기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늦으면 내년 이후에도 확산할 수 있어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신천지라는 대형 집단감염이 끝나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을 뿐 이를 제외하면 뚜렷한 감소세가 없다"며 "유행이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올가을 혹은 내년까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상황이 호전된 것이 아니라 유행의 정점을 억눌러놓은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최대한 유행을 억제하더라도 7~8월, 억제를 중단하면 여러 차례 다시 유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고비를 넘긴 지금이 앞으로 다가올 유행에 대비해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대비책 마련, 의료기관 체계 개편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천병철 교수는 "요양병원이나 장애인시설 등 취약시설은 바이러스가 들어가면 사망자가 특히 많이 나오는 곳"이라며 "우선 내부에 환자가 있는지 조사한 뒤 앞으로 한 달 이상은 외부와 접촉할 수 없도록 문을 닫아놔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청도대남병원(120명), 대구 한사랑요양병원(75명), 봉화 푸른요양원(68명) 등 의료기관에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김탁 교수는 "1차 의료단계부터 상급 종합병원까지 모두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며 "호흡기 감염환자는 별도로 검사하고 현재 운영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상시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해외에서 들어오는 확진자 수 역시 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유입 확진자 100명 중 절반이 넘는 52명이 이번 주에 나왔다. 초기 중국이 대부분이었던 유입 국가도 유럽, 아프리카, 미주 등으로 다양해졌다.
김탁 교수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먼저 해외로 나가는 것부터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재 검역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며 "해외에 나갔다가 들어온 국민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차원에서 여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전에 접어든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천 교수는 "신천지라는 큰 집단에 놀란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한 덕분에 그나마 바이러스 전파가 둔화된 것"이라며 "여기서 느슨해지면 그만큼 바이러스는 더 파고들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 있도록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모든 체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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