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란 민주당'에 긴장한 민주..열린당에 '영구제명' 경고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 2020. 3. 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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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민주당과 총선 전까지 전략적 이별" 두몸 한뜻 강조
윤호중 "열린민주당 공천절차 중단해야" 지지층 분산 '차단'
이근식 열린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3.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비례대표 선거전을 앞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에 들어갔다. 총선 후 두 세력의 합당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일단 총선 전에는 서로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각자 지지층을 결집하는 모습이다. 열린민주당은 친 문재인 세력은 하나가 돼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으나, 민주당은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인 이들과 선긋기에 나섰다.

열린민주당은 22일 오전 국회 본청 앞까지 진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전략적 이별이다. 민주당과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두 기둥"이라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자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은 윤호중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열린민주당의 창당과 공천 모두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즉각 선을 그었다.

지지층을 결집해 '더불어시민당'으로 표를 모아야 하는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은 공천 절차를 중단하라"고 각을 세웠다. 열린민주당의 정당득표율이 높아지면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 11번부터 후순위에 위치하게 되는 민주당 비례후보 출신들의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조국 수호를 외치는 개국본(개싸움국민본부)이 주축인 더불어시민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측근 인사 영입에 공을 들여온 열린민주당이 '같은 듯 다른' 정체성으로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에 결집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현시점에서 친여 성향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정당투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창당하는 더불어시민당과 비례연합에 불참한 정의당,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 등으로 추려진다. 역대 총선에선 지역구에서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들이 정당투표에선 민주당과 정의당에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선택지가 3개로 늘어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 총선에서 17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근거해 민주당은 자당 후보를 당선권 10~11번부터 배치하고 나머지 정당과 '시민을위하여' 영입인사들에게 앞순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다른 정당들과 연합하기 위한 배수진이자, 민주당 지지자들에 보낸 시그널이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옮겨간 비례후보들이 후순위에 배치됐으니 최소 17석은 당선될 수 있도록 표를 달라는 얘기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으로 선택한 '시민을위하여'의 최배근 공동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과 같은)민주당 지지 성향의 다른 정당들이 득표하게 되면, 민주당의 비례후보들이 후순위이기 때문에 그만큼 (당선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지지층에 위기의식을 환기했다.

어느 당에 표를 던져야 하는가에 대한 지지층의 혼란은 민주당도 우려하는 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근형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우리 당 지지자들이 어느 당을 찍는 것이 표의 효용가치가 높은 것이냐 하는 면에서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사상 초유의 비례정당 난립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이 상당하기에 각 당들이 내부 시뮬레이션으로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렸던 득표율이 나올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에 당 지도부가 나서 열린민주당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문재인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대거 열린민주당 후보로 나서며 '친문 선명성'을 내세운 반면, 이름도 생소한 가자환경당 등 신생정당 후보가 비례후보 앞순번에 포진한 더불어시민당에 표를 줘야 하느냐는 강성 지지자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절박하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결집을 요청하고 나섰다. 더불어시민당이 더 많은 득표율을 가져간다면 민주당이 당초 예상한 7석보다 더 많은 의석을 민주당에서 이동한 비례후보들이 가져갈 수 있다는 호소에 나선 것.

이 위원장은 "더불어시민당의 지지율이 (예상치를)넘어 20번 이후로도 (당선권에) 가면 (민주당에서 옮긴 비례후보들이) 우리가 애초에 예상한 7석보다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러한 저희의 절박한 입장이 지지자들께 알려지면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들이 전부 다 더불어시민당으로 결집해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열린민주당 후보로 나간 경우나,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총선 후 열린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에 대해선 "영구제명"이라고 못박았다.

이 위원장은 "우리 당은 당 소속으로 출마하려 했다가 안된 분들 중에서 탈당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 영구제명, 즉 다시는 복당되지 않을 것이란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비례후보 역시 여기에 해당된다"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우리 당헌은 1년 내 입당금지로 돼 있는데 영구제명에 해당하는 당헌당규 상의 근거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 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03.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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