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완치까지.."인생의 전환점"
[뉴스데스크] ◀ 앵커 ▶
전국의 코로나19 환자가 8천9백 명에 육박했지만, 완치된 환자도 이제 3천 명 가까이 되어갑니다.
부산의 47번째 환자였던 40대 대학교수가, 확진 판정을 받기부터 퇴원하기까지의, 자신의 경험담을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가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황재실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박현 교수는 얼마 전까지 '47번째 환자'로 불렸습니다.
한 달여에 걸친 코로나 터널을 빠져나와 첫 출근하던 날, 그를 만났습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코로나 완치)] "간호사님한테 그랬거든요. (제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 같다고…이렇게 좋은 치료 받고 있다고…"
치료과정을 물었습니다.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해 불과 사흘 만에 의식을 잃을 정도의 호흡곤란이 왔다고 합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코로나 완치)] "(병원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호흡곤란이 왔고요. 저는 (기절해서) 기억이 안 나고요. 제가 일어났을 때에는 병원 관계자 네 분이 저를 부축해 가시면서, 들고 가시면서 '환자 쓰러졌다, 환자 쓰러졌다' 외치면서…"
감기와 비슷하더라는 증언도 있지만, 박 교수 경우엔 독감과 차원이 달랐다고 합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코로나 완치)] "(독감은) 오한이 오고, 몸살이 오고 그랬다가 엄청 나빠졌다가 그 다음에 좋아지면 딱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이건 그게 아니었어요. 좋았다 나빴다를 엄청 많이 반복했어요, 하루에도…"
에이즈 치료제가 투여됐는데,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코로나 완치)] "(약을 먹고) 제일 처음에는 목이 불타는 듯했는데, 그 다음에는 가슴이 불타는 듯했고요. 피부건조증이 아주 심하게 생겼어요. 그래서 피부가 완전히 발갛게 변하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상태악화를 정신적으로 이겨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코로나 완치)] "(담당 의사가) 나쁜 상황은 계속 올 거라고, 나빴다 좋아졌다를 계속할 거라고…그러니까 매일 매일마다 '오늘 최악 상황이 어제보다 나았다' 그러면 낫는 거라 생각하라고…그 말씀이 너무 많이 도움이 됐어요."
박 교수는 증상 초기부터, 접촉자들에게 사실을 알리며 검사를 권유했고, 음압 병상에서도 매일 증상을 세세히 기록해 임상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희망편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박현/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코로나 완치)] "한 번 사는 인생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이제는 또 새로운 전환점으로, 또 다른 멋진 삶을 살아보려고요."
MBC뉴스 황재실입니다.
(영상취재: 김욱진(부산))
황재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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