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해찬 "비판 감수할테니 들어오라"..거절한 열린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을 범여권 비례정당에 참여시키려는 시도를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출발 전부터 양측 관계가 틀어지고, 범여권 지지자를 놓고 선명성 경쟁을 하면서 연일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열린민주당 관계자에게 “꼼수 소수당을 집어넣는다는 비판도 감수할테니 들어오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이 대표가 열린민주당에 1~2석 정도를 보장하는 조건을 걸고 들어오라는 제안을 했지만, 독자적으로 간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은 이는 제안이 아니었으며,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이 지난 15일 전화해 내일(16일)까지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할 것인지 말 건지 답을 달라고 일방 통보한 것이 전부”라며 “재확인 전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탈당 후 열린민주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인사들의 복당은 없을 것이고, 열린민주당과의 합당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연일 ‘친문·친조국 마케팅’에 집중하며 강성 지지자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문 대통령의 입”이라고 했고,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칼”이라고 밝혔다. 황 전 국장은 전날에 이어 23일도 “억울한 희생을 당했던 ‘조’는 명예회복을 하고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까. 4·15 총선이 결정한다. 대충 답은 보입니다만”이라고 적었다.

민주당과 정 최고위원은 ‘이중 당적’ 문제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정 최고위원이 이중 당적을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지난 7일 탈당신청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 최고위원의 이중 당적 사실을 지난 22일 파악하고 긴급 징계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정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서둘러 탈당했다.

다만 총선 이후 열린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일각에선 더불어시민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음주운전 이력과 아들의 한국 국적 포기 사실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주 전 사장은 후보 소개 영상에서 ‘문제가 되는 개인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2007~2008년 사이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들이 이중국적자인데 15살 정도에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지금 미국에서 미국사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딸에 대해선 “제 친구인 박선숙 의원에게 ‘인턴 자리가 혹시 비어있느냐’라고 얘기했는데 마침 그 자리가 비어있다고 해서 국회 인턴으로 재직 중”이라며 “(박 의원이) ‘반칙이 아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신재희 이가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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