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기업 셧다운 공포, 삼성·현대차 인도공장 폐쇄

김태윤 2020. 3.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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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엔 760개 도시 457개사 진출
각국 비상사태 선포 공장 문 닫아
코로나 장기화 땐 '수요 절벽'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해외 공장 폐쇄가 잇따르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생산 규모 1억 대를 넘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을 25일까지 잠정 폐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인도 정부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인도 정부는 뭄바이 등 75개 도시에 병원·관공서·식료품점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일단 공장은 25일까지 폐쇄되며 삼성전자는 현지 정부 당국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 노이다 공장은 삼성의 스마트폰 생산기지 중 최대 규모를 갖춘 곳이다. 2년 전인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찾은 공장으로, 연간 약 1억2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M’을 앞세운 현지 시장 공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LG전자도 노이다와 푸네에 위치한 생산 법인을 3월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에서는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푸네 공장에선 스마트폰도 일부 생산한다. LG전자는 “현지 주정부의 긴급명령이 발동돼 이달 말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며 “일단 4월 1일 생산 재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향후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과 유럽 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인도 첸나이 공장도 문을 닫았다. 가동 중단은 일단 31일까지다. 인도 동남부에 위치한 기아차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임직원의 안전 등을 고려해 가동 중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해외 생산 거점 가운데 정상 가동 중인 곳은 터키·러시아·브라질 공장이,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이 남았다. 하지만 이들 국가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 언제 문을 닫게 될지 알 수 없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국내 공장들은 정상 가동 중이고 중국 공장들도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있지 않아 ‘수요 절벽’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석 달간 미국 내 자동차 판매 감소율이 9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1% 낮은 6520억원에 머물고, 2분기 영업이익은 74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앙일보 KOTRA가 발간한 ‘2018~2019 해외 진출 한국 기업 디렉토리’를 분석한 결과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57개(모기업 기준, 계열사 제외)로 집계됐다. 이들은 유럽의 760개 도시에 생산·판매·서비스 법인 혹은 지점·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판매 법인이 257곳으로 가장 많고, 생산 법인(공장)도 181곳이다. 유럽 경제 마비와 공장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양상이다.

현지 법인이나 지점이 가장 많은 나라는 폴란드와 독일이다(각각 145곳). 다음은 영국(107곳), 슬로바키아(71곳), 체코(43곳), 네덜란드(35곳) 순이다. 코로나19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탈리아에도 25곳의 법인이 있다.

기업별 생산·판매 법인은 삼성이 50곳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만 해도 유럽 19개국 25곳에 생산·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생산 법인은 폴란드(가전)와 슬로바키아(TV)에 있다. 현대자동차와 LG의 생산·판매 법인은 각각 29곳이다.

김태윤·박성우·김영민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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