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네번의 총선, 여론조사 다 틀렸다

김경필 기자 입력 2020.03.25. 01:46 수정 2020.03.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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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다수서 민주당 우세 점쳐.. 야권선 "숨은 야당표 있을 것"
고민정 43% 오세훈 32% 나온 조사, 응답자 62%가 민주·정의당 지지
여의도硏 "최근 여론조사, 여권 지지자 과도하게 반영됐을 가능성"

4·15 총선 결과를 가늠할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공표되는 여론조사 다수는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세를 점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선 여론조사가 여권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숨은 야권 표'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역대 총선 여론조사는 실제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부터는 '안심 번호'를 이용한 조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정확성을 기대할 만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역대 총선 여론조사는 개표 결과와 어긋난 경우가 많다. 20대 총선 투표 직전인 2016년 4월 4~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선 여당인 새누리당(39%)이 민주당(21%)과 국민의당(14%)을 압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 데 그쳐 123석을 얻은 민주당에 1당을 빼앗겼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야당 압승'이 예상됐으나 여당이 단독 과반을 획득했다. 투표일 한 달 전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등 야권 지지율이 49%였던 반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37%에 그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새누리당은 152석이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불과했다. 18대 총선에서도 투표일 열흘 전이었던 2008년 3월 3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여당이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42%로 나왔다. 통합민주당은 그 3분의 1 수준인 15%였다. 한나라당이 개헌도 가능한 '20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153석에 그쳤다. 통합민주당이 81석,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가 각각 18석, 14석을 가져갔다.

이번 총선 여론조사는 여권이 앞서는 추세다. 지난 21~22일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42.2%로 미래통합당(24.1%)을 크게 앞섰다. 지난 17~19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민주당(38%)과 통합당(23%) 지지율 격차가 15%포인트였고, 16~20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민주당(42.1%)과 통합당(33.6%)의 격차는 8.5%포인트였다. 서울 종로·동작을·광진을 등 주요 접전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이번 여론조사 역시 과거 총선과 마찬가지로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통합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은 24일 '총선 관련 여론조사 진단 및 올바른 해석 방향'이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에서 최근 공표되는 여론조사들에 여권 지지자들의 응답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실시한 서울 광진을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고민정(43.3%) 후보가 통합당 오세훈(32.3%) 후보를 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지지 정당별로 응답자를 구분해보니 민주당·정의당 등 범여권 지지자가 62.7%에 달한 반면, 통합당·국민의당 지지자는 29.2%에 불과했다. 여권 지지자가 여론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응답하다 보니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실제보다 더 높게 나왔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해당 지역의 2017년 대선 후보별 득표율은 여권인 문재인·심상정 후보가 총 47.3%, 야권인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가 총 52.2%를 득표했다"며 "여권 지지자가 60% 이상으로 구성된 조사 표본은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는 "중도·무당층의 표심이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투표율 저하 등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이번 총선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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