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주 "황교안, 김형오에게 민경욱 공천 부탁했다고 들었다"

[경향신문]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의 ‘핑퐁 게임’ 끝에 인천 연수을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민현주 전 의원이 26일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민경욱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민현주 전 의원은 유승민계, 민경욱 의원은 친황계로 불린다.

민 전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경욱 후보와 경선으로 바뀌었던 과정에서도 김 전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는 ‘황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은 이어 “황 대표 개인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강성 친박으로 구성된 당 지도부를 황 대표가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황 대표는 강성 친박 지도부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전 의원은 황 대표가 공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유를 두고 “황 대표는 (민경욱 의원이) 자신을 위해 강성 수호 발언을 한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 반면 저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개혁보수를 표방했기 때문에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은 “막판에 최고위가 권한도 없이 (지역구) 네 곳을 전격 (공천) 취소한다거나 후보 교체를 한다거나 후보 등록 첫날 집 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무리한 방법을 택한 것은 결국 선거 이후 친박과 황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마지막 어찌 보면 발악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에 단수 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됐으나 공천관리위원회 번복으로 민경욱 의원과 양자 경선을 치르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당시 공관위는 민현주 전 의원을 인천 연수을에 단수공천했다. 하지만 당 최고위가 재심의를 요구했고 경선을 거치면서 민경욱 의원이 후보가 됐다. 하지만 지난 24일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민 후보가 선거홍보물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판단하자, 당 공관위는 다시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종적으로 이를 당 최고위가 거부하면서 민경욱 의원이 후보가 됐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